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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교육감 후보들에게 묻는다

정경균 강원교육발전자문위원장

교육에는 어떤 정책 변화에도 흔들려서는 안 될 한 가지 원칙이 있다. 바로 “잘 가르쳐야 한다”는 명제다. 단순해 보이지만 교육의 본질을 가장 정확하게 드러내는 말이기도 하다. 시대가 바뀌고 제도가 달라져도 교육의 중심에는 언제나 교실이 있고, 그 교실에는 배우는 아이들과 가르치는 교사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교육의 흐름은 ‘가르침(teaching)’ 중심에서 ‘학습(learning)’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러나 중심이 이동했다고 해서 본질까지 달라진 것은 아니다. 잘 가르친다는 것은 결국 "학생이 잘 배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 교육학 역시 이러한 방향을 강조한다. 학습자의 참여와 이해를 중심에 두는 수업, 학생 스스로 의미를 발견하도록 돕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학습자가 배움의 주체가 되는 교육으로의 변화다.

지금 우리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여러 교육감 후보들이 각자의 교육 비전과 정책을 내놓고 있다. 어떤 후보는 기초학력 회복을 말하고, 또 어떤 후보는 창의성과 미래교육을 강조한다. 교육의 방향을 둘러싼 이러한 논의는 필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 많은 정책과 공약을 바라보며 문득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그 정책들은 과연 교실에서 ‘잘 가르치는 일’로 이어지고 있는가?

더 단순하게 묻고 싶다. 당신의 정책은 교사가 교실에서 더 잘 가르칠 수 있게 만드는가? 교육 행정의 강조점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어떤 시기에는 학력과 경쟁력이 강조되고, 또 어떤 때에는 창의성과 다양성이 더 중요하게 이야기된다. 그에 따라 교육 내용과 수업 방식, 평가 기준도 달라지곤 한다.

예를 들어 같은 시험 결과에서도 하위권 비율이 높게 나타나면 이를 기초학력의 위기로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학습자의 다양성이나 평가 방식의 문제로 이해하는 시각도 있다. 교육 정책의 해석과 방향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어떤 정책도 결국 교실에서 학생의 배움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교육 정책으로서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 나선 교육감 후보들에게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싶다. 교육 정책의 출발점과 종착점은 언제나 교실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교육감의 철학과 정책이 아무리 거창하더라도 교실의 수업을 살리지 못한다면 교육의 본질에 닿기 어렵다. 교육 행정이 해야 할 일은 교실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교실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돕는 일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교육의 자율성과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다. 교사가 제도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학생을 중심에 둔 수업을 이어갈 수 있을 때 비로소 ‘잘 가르친다’는 말은 현실 속에서 살아 있는 원칙이 된다. 교육감이 바뀌어도 교실의 아침은 다시 열린다. 아이들은 그 자리에서 조금씩 자라난다. 그리고 교사는 늘 그 곁에 서 있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 같은 질문으로 돌아온다. 정말 우리는 잘 가르치고 있는가?

교육의 미래는 거대한 정책 속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오늘도 교실에서 아이들과 마주 서 있는 한 교사의 성실한 수업 속에서 조용히 자라난다.

교실이 흔들리면 교육도 흔들린다. 그래서 교육은 언제나 교실에서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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