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북사건 46주년을 맞아 ‘1980년 사북사건 국가사과 이행 촉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해원의 길이 열리게 됐다.
국민의힘 이철규(동해-태백-삼척-정선) 국회의원이 지난해 11월 여·야 국회의원 73명의 초당적 참여를 이끌어내며 대표 발의한 결의안이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의원은 반세기 가깝게 이어져 온 사북사건의 아픔을 해소하는 한편, 피해자·유족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국가 차원의 책임 있는 조치들이 본격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철규 의원은 “사북사건은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작업을 이어가던 광부와 주민들의 현실에서 비롯된 생존의 문제로서, 결의안 통과를 계기로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사북사건의 아픔을 이제는 국가가 책임 있게 보듬어야 한다”며 “결의안 통과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 국가 차원의 책임있는 조치들이 차질없이 이행되고 피해자와 유가족의 명예가 온전히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결의안은 1980년 정선군 사북읍에서 발생한 ‘사북사건’과 관련해 광부와 주민, 노조위원장 가족, 경찰 등 모든 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공식 사과와 위로를 촉구하고 진실화해위원회가 권고한 피해자 명예회복 조치가 이행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북사건은 1980년 4월,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에서 광부들이 열악한 작업 환경과 부당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항의하던 과정에서 비롯된 사건이다. 예정된 집회가 불허된 가운데 사복 경찰과 광부 사이의 충돌을 계기로 사태가 급격히 악화됐고, 이후 격앙된 광부들이 사북지서 등 주요 건물을 습격하고 기물을 파괴하는 과정에서 대처하던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70여 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노·사·정 대표의 11개 항 합의로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계엄사령부가 ‘사북사건 합동수사단’을 구성해 약 200여 명의 광부·주민 등을 체포·연행했고, 이 과정에서 불법 체포·구금·고문 등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의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
이후 사북·고한 지역 주민들은 사북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진실화해위원회 또한 2008년 제1기 조사와 2024년 제2기 조사에서 사북사건을 ‘부당한 공권력행사에 의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규정하고 정부에 공식 사과와 피해자 명예회복, 기념사업 추진 등을 권고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는 이행되지 않고 있다.
결의안은 △광부와 주민, 노조위원장 가족, 경찰 등 모든 사북사건 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진정성 있는 공식 사과와 위로 △피해자 명예회복과 관련 기념사업 추진 등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피해자 상당수가 고령이거나 이미 별세한 현실을 고려할 때, 국가의 책임 있는 조치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이다.
이번 결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만큼, 이를 계기로 정부의 공식 사과는 물론 피해자와 유족의 명예가 실질적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구체적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사회에서도 환영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원갑 사북민주항쟁동지회 명예 회장은 “사북 광부들의 아픔에 공감해 주시고 국가 사과 이행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고 의결해 주신 여야 국회의원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이번 국회 결의안 통과를 계기로 국가 차원의 책임 있는 조치와 피해자 명예 회복이 하루 빨리 이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인욱 정선지역사회연구소장은 “과거사 문제 해결에 대한 아래로부터의 공감과 합의 과정이 국가 사과 이행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 통과까지 이어진 것을 매우 뜻깊은 일로 생각한다”면서, “국회 결의안 통과는 사북 문제 해결에서 큰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서, 사북 사건이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였음을 국민의 대표들이 공식 인정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현정·김영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