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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6·3 지선, 중소기업 살릴 구체적 공약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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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만7,392개 폐업, 1년 새 11.7% 증가
전쟁 리스크로 중동 수출길마저 반토막
물류 지원 체계·판로 개척 중장기 대책 마련을

6·3 지방선거가 목전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지역의 일꾼을 뽑는 통과의례를 넘어, 고사 위기에 처한 강원 경제에 인공호흡기를 부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와도 같다. 최근 강원특별자치도 지역경제 지표들이 보내는 경고음은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하다. 중소기업의 영업이익 미달, 청년층의 기록적인 이탈, 그리고 대외 리스크로 인한 수출 부진까지, 강원 경제는 지금 사면초가의 형국이다. 도내 기업의 99% 이상이 중소기업이며, 근로자의 94%가 이곳에 몸담고 있다. 중소기업이 흔들리면 도의 민생 전체가 흔들린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기업 2곳 중 1곳이 목표한 영업이익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폐업(2023년)은 2만7,392개로, 1년 새 11.7% 늘어나는 등 기업 경영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폐업 증가율은 지역경제의 하부 구조가 무너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내수 부진이라는 고질적인 문제에 더해, 최근 발생한 중동 리스크는 도의 새로운 먹거리였던 중동 수출길마저 반토막 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출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는 기업들에 필요한 것은 일시적인 자금 수혈이 아니다. 대외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물류 지원 체계와 판로 개척을 위한 중장기적인 컨트롤타워 구축이 시급하다.

더욱 뼈아픈 대목은 청년층의 유출이다. 올해 1분기에만 2만3,000명이 넘는 2030세대가 지역을 등졌다. 취업을 희망하지 않는 이른바 ‘취포자''가 40만명에 육박한다는 사실은 청년들이 느끼는 좌절감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일자리가 없어서 떠나는 것도 문제지만, 전공과 직무가 일치하지 않는 ‘미스매치''와 낮은 임금 수준이 청년들을 수도권으로 내몰고 있다. 공공근로 형태의 단기 일자리를 늘리는 식의 통계 부풀리기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청년들이 머물고 싶어 하는 양질의 일자리, 즉 지역 전략 산업과 연계된 고부가가치 직무를 창출하고, 수도권과의 임금 격차를 보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복지 혜택이나 주거 지원책이 선거 공약의 핵심이 돼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은 화려한 수사 뒤에 숨겨진 현장의 비명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지역 경제계가 한목소리로 요구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생태계 조성''이다. 중소기업의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직업 교육 시스템을 혁신하고, 건설 경기 활성화를 위해 지역 업체 참여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제 공은 정치권으로 넘어갔다.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공약으로는 민심을 얻지 못한다. 지역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청년들이 돌아오는 도를 만들 수 있는 정교하고 실천적인 정책 대결이 펼쳐지길 기대한다. 지역경제의 골든타임은 지금 이 순간에도 흘러가고 있다. 6월3일, 주민은 누가 진정으로 지역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인지 엄중히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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