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를 다쳤어도 투표는 해야죠. 한 표가 중요하니까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화천군 화천읍 동촌1리 주민 권모(여·79)씨는 부상을 딛고 투표장을 찾았다. 고령인데다 며칠 전 넘어지면서 무릎을 다쳐 보행이 불편한 상태였지만, ‘배 타고 차 타는’ 험난한 이동 경로 속에서도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권씨가 거주하는 동촌1리는 파로호 상류에 자리한 오지마을이다. 1940년 화천댐 건설 이후 육로가 끊기면서 지금도 ‘육지 속 섬마을’로 불린다. 주민들은 외지로 나가기 위해 반드시 배를 이용해야만 해 선거 때마다 투표소를 찾는 일 또한 만만치 않다.
이날도 권씨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지원한 행정선을 타고 30여 분 동안 파로호를 건너 구만리 선착장에 도착한 뒤, 대기하던 차량으로 10여 분을 더 이동해 풍산초교에 마련된 화천읍 제3투표소에 들어섰다. 거동이 힘든 상황에서도 왕복 2시간에 가까운 여정을 마다하지 않은 것이다.
주변에서는 다친 몸으로 굳이 투표하러 나설 필요가 있느냐고 만류했지만 권씨의 생각은 확고했다. 권씨는 “선거 때마다 한 번도 빠짐없이 참여해 왔다”며 “지역 주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이자 권리이기에 몸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투표장은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선택했느냐는 질문에는 “일 잘하고 지역과 나라에 도움을 주는 사람에게 소신껏 표를 던졌다”며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이가 당선돼 지역 발전을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화천=이무헌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