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문학의 거장 김유정의 작품 세계가 따뜻한 인형의 숨결과 서정적인 라이브 음악을 입고 새롭게 태어난다. 춘천시립인형극단이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춘천 축제극장 몸짓에서 음악인형극 ‘실레마을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다.
춘천시립인형극단의 제7회 정기공연으로 마련되는 이번 무대는 김유정 작가의 고향인 실레마을을 배경으로 소설 속 인물들의 삶과 애환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공연은 달빛을 타고 내려온 ‘옥토끼’가 마을을 찾아오며 시작된다.
이후 점순이와 소년의 풋풋하면서도 얄궂은 감정을 담은 ‘동백꽃’, 장인과 사위의 유쾌한 갈등을 해학적으로 그린 ‘봄봄’, 뜻밖의 행운을 좇아 멀쩡한 콩밭을 파헤치는 청년의 이야기 ‘금 따는 콩밭’을 비롯해 ‘땡볕’ 등 작가의 대표 단편들이 하나의 자연스러운 마을 이야기로 엮인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인형’과 ‘라이브 연주’의 조화다. 책 속 활자로만 존재하던 고전문학 속 인물들이 인형의 온기를 입고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무대 위에서 직접 연주되는 기타와 하모니카의 실황 연주는 극의 흐름을 이끌며, 김유정 소설 특유의 ‘밝지만 쓸쓸한’ 정서를 한층 풍성하게 끌어올려 관객의 몰입도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4월 김유정 생가에서 진행된 쇼케이스에서도 소설의 실제 배경과 극의 분위기가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본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과 기대감을 이끌어낸 바 있다.
배근영 연출은 “김유정 소설에 담긴 특유의 ‘흙냄새’를 무대 위에 살려내고자 했다”며, “욕심내고, 토라지고, 어설픈 선택을 하면서도 끝내 하루를 살아내는 인물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와 다르지 않다. 그 이야기가 인형을 통해 따뜻하고 가까이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는 어린이들에게 다소 생소하고 어려울 수 있는 근대문학을 창의적이고 친근한 인형극 기법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즐기며 문학적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어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훌륭한 문화 향유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연은 18일과 19일 오후 7시 30분, 20일 오후 2시와 5시 등 총 4회에 걸쳐 진행된다.
한편 김유정문학촌이 자리잡은 실레마을은 올 3월 춘천시와 한국관광공사 간 업무협약에 따라 단순 방문형 관광지를 넘어선 ‘체류형 관광지’로 집중 육성될 계획이어서, 이번 공연이 그 같은 흐름과 맞물려 지역 문학 콘텐츠 고도화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