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지역 내 도심·농촌에 자리잡은 빈집들로 원주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17일 찾은 원주 단계동 한 주택가. 담벼락과 출입문이 훼손된 빈집은 덩쿨만 무성한 채 오랜시간 방치됐다. 집 내부에는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은 가구들과 잡초가 뒤엉켰고, 창문은 다 깨져있어 주민들에게는 흉물로 전락했다. 불과 100m 채 안되는 다른 빈집은 철거 후 자재를 방치해놔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한국부동산원 빈집정보시스템 ‘빈집애’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원주지역 빈집은 406호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태장동이 69호로 가장 많았고, 학성동 68호, 봉산동 38호, 우산동 34호 등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빈집이 개인 소유 재산이라는 점이다. 소유주가 정비나 철거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지자체가 강제로 정비에 나서기 어렵다. 이 때문에 빈집은 장기간 방치되며 악취와 해충 발생, 쓰레기 투기, 도시 미관 훼손은 물론 범죄 우려와 지역 슬럼화 논란까지 낳고 있다.
원주시는 빈집 문제 해소를 위해 올해 3월 도심과 농촌지역 빈집 15호를 대상으로 ‘빈집 철거(정비) 지원사업’을 추진했지만, 신청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원을 받으려면 철거 후 해당 부지를 3년간 주차장이나 텃밭 등 주민 편의공간으로 활용하는 데 동의해야 한다.
그러나 사업 신청 대상이 소유주, 상속인으로 한정된 데다, 장기간 방치된 빈집일수록 소유관계가 복잡하거나 관리 의지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참여율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 관계자는 “빈집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사유재산인 만큼 행정이 직접 철거에 나설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철거 지원사업 홍보를 강화하고 소유주 참여를 유도해 단계적으로 정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