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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생물 이야기]이마 툭 치면 실 묶은 앞니 쑥 <1155>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사람의 젖니 위·아래 10개씩

성인은 32개…사랑니 퇴화 중

이빨은 척추동물에서만 볼 수 있는 기관으로, 어류와 포유류는 잘 발달하였으나 양서류, 파충류는 부실하며, 조류는 이 대신 부리(Beak)가 있다. 그리고 포유류 외의 것은 이빨의 크기나 모양이 비슷하니 이를 동치성(同齒性)이라 하고, 사람이나 포유류들은 그것의 형태나 크기가 달라 이치성(異齒性)이라한다.

또 육식포유동물들은 이빨을 먹이를 잡거나 방어의 무기로 쓰며, 육식동물들은 송곳니(canine)가, 초식동물은 어금니(molar)가 발달한다. 이는 발생학적으로 외배엽성이며, 이의 제일 바깥을 구성하는 에나멜(enamel)은 몸 중에서 가장 야물다. 포유류는 한 번 이가 빠지고 새로 나는 환치(換齒·유치가 영구치에 의해서 밀려남)를 하며, 이때 최초에 나는 이를 젖니(유치·乳齒·milk tooth) 또는 탈락치(脫落齒)라고 하고, 두 번째 나오는 이를 간니(영구치·永久齒·permanent tooth)라고 한다.

사람의 젖니는 20개로 위턱(상악·上顎·maxilla)과 아래턱(하악·下顎·mandible)에 각각 10개씩 난다. 성인이 되면서 총 32개의 이를 갖게 되고, 제일 마지막에 나는 제일 안쪽의 어금니를 사랑니(지치·智齒·wisdom tooth)라 하는데 점점 그것이 퇴화하거나 전연 나지 않는 추세(진화)라 한다. 치아의 세계가 복잡하기 그지없어 그 분야만 전공하는 치과대학, 병원이 있을 정도다.

한없이 굶주렸던 옛날 옛적에 무슨 치과병원이 어디 있었겠나. 젖니가 흔들거리기나 하면 거치적거려 날밤으로 신경이 그리로 가니, 자꾸 만지다 보면 이뿌리가 들어나 모로 드러눕거나 자빠지고 만다. 엄마에게 이를 빼달라고 칭얼대며 조른다. 이가 뺄 만큼 영글었다. 엄마는 실꾸리에서 실을 풀어 앞니에 걸고는 일부러 이런저런 구라이야기를 하시다가, 이마를 사정없이 한 대 갈기며 다부지게 실을 홱 잡아 당겨버리니 '앓던 이'가 매가리 없이 훌렁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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