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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정희 강원대 교수의 수면과 생체리듬]생체리듬 교란 수면 장애 혈당·인슐린 상승 큰 원인

(15)교대 근무- (3)대사 장애와 심혈관질환

당뇨병 같은 대사 장애와 심혈관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주요 보건 문제로 손꼽히며, 담배, 알코올, 식이, 운동 등의 생활 습관은 실천을 통해 바꿀 수 있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교대근무는 주요 위험인자의 하나로서 그 중요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근로자의 약 20~30%가 교대근무 형태로 종사하고 있으므로 이로 인한 다양한 질병 발생의 위험도가 증가하고 있다.

교대근무자에서 동반되는 생체리듬 교란과 수면 장애는 둘 다 인체의 대사 조절에 영향을 미친다. 즉, 포도당 대사, 지질 대사, 에너지 소모 등은 주기성을 나타내며 수면 장애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위장 장애를 일으키는 장내세균의 변화도 교대근무에 따른 식사 시간의 변동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 밖에도 혈압, 맥박뿐만 아니라 심장의 교감 및 부교감 신경계도 생체리듬에 의해 조절되므로 약물을 투여하는 시간대에 따라 이에 대한 작용도 달라진다.

교대근무가 대사 및 심혈관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으로는 혈당, 인슐린, 지질 등의 상승, 백혈구 증가, 동맥경화증 지표 상승 등을 들 수 있다. 그중에서도 혈당 조절은 확실한 근거를 갖고 있으나 지질 대사나 혈압은 그 근거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한편 교대근무의 스케줄 변동 방향이 시계 방향인 경우에 그 반대 방향의 경우에 비해 혈압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상시 야간근무자는 순환성 교대근무자에 비해 비만의 위험도가 더 높다. 최근의 종합 분석에 의하면 교대근무는 관상동맥질환과 허혈성 심장질환의 위험도와 연관성이 있는 반면, 그 밖의 다른 심혈관질환과는 연관성이 없었다. 또한 교대근무를 하는 정도에 따라 질환의 발생 빈도가 비례하는데, 야간근무의 빈도, 교대근무 스케줄 등이 모두 영향을 주므로 이에 대한 상세한 조사가 필요하다.

따라서 교대근무자에서 생체리듬 교란이나 수면 장애가 대사 및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대개 교대근무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서 조도가 밝은 빛 또는 청색광을 활용하게 된다. 한편 이러한 빛이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대사과정에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되는 경우에는 인슐린 저항성, 지질대사 장애 등이 초래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낮잠을 통해 수면 부족을 채우는 방법으로 대사 및 심혈관계 감퇴를 경감할 수 있다. 특히 야간 근무 중에 낮잠을 취하는 것도 생체리듬 교란의 정도를 감소시켜 고혈압이나 체중 증가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교대근무자는 염분, 당분, 지방 등이 높은 식사를 하는 경향이 있으며, 야간 근무 시간에 스낵을 먹는 행동이 흔히 있을 뿐만 아니라 생체리듬 교란 자체가 대사 과정을 방해해 질환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단지 음식의 양을 줄이는 것도 효과가 있다. 특히 야간 교대근무자가 주간에 제한된 시간 (예를 들면 12시간 이내)에 식사를 하도록 권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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