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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의암호 선박 전복]춘천시 “출동 말라 지시” 실종자 가족 “못믿겠다”…책임 공방 불가피

◇경찰청 헬기가 6일 의암댐 주변을 돌며 실종자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김남덕기자

당시 의암댐 초당 1만톤 방류

수초섬 고정작업 무리 진행

市 “관리업체서 먼저 작업”

관리업체는 “상황 파악 중”

춘천 의암댐 선박 전복 참사를 놓고 앞으로 책임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폭우가 내리고 급류가 거센 상황에서도 사고의 원인인 인공수초섬 고정작업을 무리하게 진행하게 된 이유와 과정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춘천시는 6일 오전 현장에 있던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출동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시의 입장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현장에 있던 담당자들이 자발적으로 작업을 진행했다는 얘기다.

사고 직후 춘천시가 낸 '의암댐 수초선 사고 경과보고'에 따르면 인공 수초섬이 급류에 떠내려간다는 일선 담당자의 보고가 전달된 것은 오전 10시 45분이다. 이 보고 이후 불과 50여분 만에 선박 3대가 전복해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되는 대형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당시 인공수초섬이 급류에 떠내려간다는 담당자 이모(32)씨의 보고를 받은 춘천시청 담당은 '출동하지 말고 떠내려 보내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찌된 경위인지 춘천시청 소속 행정선(환경감시선)은 이모(69)씨 등 기간제 근로자 5명이 타고 수초섬으로 출동했다.

옛 중도 배 터 선착장 인근에 정박해 있던 수초섬은 급류에 휩쓸려 오전 10시58분께 송암동까지 떠내려갔고, 이곳에서 수초섬을 관리하는 민간업체 담당자 김모(48)씨가 탄 고무보트와 함께 수초섬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유선 보고가 접수됐다. 하지만 고박 작업에 실패하자 오전 11시2분께 춘천시청 환경과에서 경찰 등에 신고해 공동 대응 차원에서 경찰정까지 출동했다. 이어 25분 뒤인 오전 11시23분께 “의암호 스카이워크에서 작업하겠다”는 보고가 온 지 2분 뒤 “급류가 강해 안 되겠다”는 보고에 따라 철수 명령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11시30분께 철수 과정에서 의암댐 방향으로 향하는 고무보트를 구조하려다 이씨와 춘천경찰서 소속 경찰관 이모(55) 경위가 탑승한 경찰정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 설치된 수상통제선(와이어)에 걸려 전복됐다. 곧이어 기간제근로자 5명이 탄 행정선까지 와이어에 걸리면서 선박 3대가 거의 한꺼번에 침몰했다. 침몰한 선박 중 경찰정이 가장 먼저 댐 수문으로 휩쓸렸고, 행정선 등이 순차적으로 휩쓸리는 장면이 인근 CCTV에 포착됐다. 당시 의암댐은 수문 14개 중 9개를 10여m 높이로 열고 초당 1만톤의 물을 하류로 방류 중이었다.

춘천시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인공수초섬 고정작업을 지시한 담당자는 없으며 출동하지 말고 떠내려보내라는 지시에도 작업을 진행한 이유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초섬 관리업체의 민간선이 먼저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관리업체 A사는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이날 작업 과정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들은 춘천시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미심쩍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들은 경찰이 이번 사고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기로 하자 “춘천시가 무리하게 작업을 시킨 것이 아닌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춘천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스스로 작업을 위해 거센 물살속으로 뛰어든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한편 실종자 가족들은 경찰 등이 6일 오후 7시께 수색을 중단하기로 하자 “오늘이 아니면 더 찾기 어려워지니 늦게라도 수색을 계속해 달라”고 요구, 이날 오후 9시까지 연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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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윤기자 hw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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