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수익을 미끼로 3만 명을 사설 도박 사이트로 끌어들이고 수백 억원을 챙긴 일당 11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선물·옵션 거래 투자자를 모집하는 것처럼 인터넷 방송을 했지만, 해당 사이트는 이용자들이 수익을 얻을 수 없게끔 만들어진 불법 사이트였다.
강원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5일 자본시장법 위반 및 도박 공간 개설 혐의로 6개 조직의 110명을 검거하고 이 중 20명은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8년 4월부터 올 2월까지 5년간 서울 강남, 경기에 사무실을 차리고 3,300억원대 불법 온라인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 된 피의자 중에는 총책 뿐만 아니라 회원 가입, 상담, 환전 등을 하던 하부 조직원도 있었다. 이들은 구인 광고를 보고 들어왔다가 공동 정범으로 구속됐다.

범죄 조직 일당이 만든 사이트는 국내외 선물 거래 데이터와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무허가 HTS(Home Trading System)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이용자들이 선물 지수 등락에 베팅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는 것 처럼 홍보됐지만, 이용자들이 지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였다.
회원을 모집한 미끼는 고수익 이었다.
'30만원으로 최대 1억원까지 벌 수 있다'는 홍보에 주식 투자를 주로 하던 40~70대 등이 몰렸다. 최대 20억원을 잃은 이용자도 있었다.
사이트 이용자들이 돈을 잃는 사이, 범죄 조직 일당은 수익금을 꼬박 꼬박 챙겼다.
회원 모집책에게는 회원들이 베팅한 손실금액의 30~40%가 지급됐다. 운영자 일당은 회원들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모두 당일 청산 했다.
일당이 거둬들인 범죄 수익금은 262억원에 달했다. 수익금은 대부분 외제차, 명품 등을 사는데 쓰였다.
경찰은 범죄 수익금 전액에 대해 기소 전 몰수 추징 보전을 신청했고, 전액 인용 결정을 받았다.
사설 선물 거래 업체 운영은 현행법상 자본시장법 외 도박공간 개설로 처벌되고 있어 이러한 업체를 이용할 경우, 도박 행위자도 처벌 받을 수 있다.
경찰은 범죄 조직의 상부를 쫓고 있다.
강원경찰청은 "사설 HTS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설 업체에 공급하는 개발자를 추적하고, 같은 방식의 사설 업체 운영자 및 회원 모집책을 끝까지 추적, 검거해 금융투자형 도박장 범죄를 근절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