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10곳 중 7곳 ‘텅’…문 닫힌 치안센터에 주민 불안

강원도내 치안센터 48곳 중 35곳이 상주인력 없이 방치
광주·충북 등과 전국 최하위권… 치안공백 발생
상주 인력 배치 센터도 야간·휴일 대응 어려워
경찰 "지구대·파출소 근무자도 부족…탄력순찰 제도 통해 안전도 높이겠다”

◇3일 찾은 동부동치안센터. 오랜 시간 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 벽면과 간판 곳곳에 거미줄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경찰이 운영하는 강원지역 치안센터 10곳 중 7곳 이상이 상주 근무자가 없는 채로 방치되고 있다. 치안 유지와 민원 응대를 위해 설치된 치안센터가 유명무실화되면서 치안 공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삼척 신기리에 위치한 신기치안센터. 이곳은 시내로부터 승용차로 30분 이상 떨어져 있는 오지마을 신기면 주민들의 민원 응대와 범죄 예방을 위해 설치됐다. 하지만 평일 오후에도 출입문이 굳게 잠긴 채 전화 연결조차 되지 않았다. 상주 인력이 단 한 명도 배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강원지역 대부분의 치안센터가 근무자 없이 텅 비어있는 상태다. 특히 경찰서나 지구대가 멀리 떨어져 있는 농촌지역이 범죄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국회의원이 경찰청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원지역 치안센터 총 48곳 중 72.9%에 이르는 35곳이 상주 인력 없이 방치돼 있다. 전국 시·도 중 광주광역시(100%), 충청북도(7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더욱이 상주 인력이 배치된 치안센터도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운영되는 탓에 야간과 휴일에 발생하는 민원과 범죄에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다.

춘천시 교동에 거주하는 박모(여·27)씨는 “동부동치안센터에 상주 인력이 있다고 들었는데 출퇴근길에 센터를 지나갈 때마다 경찰관이 근무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시민들이 입구에 놓고 간 분실 신분증과 신용카드가 며칠 째 그대로 방치돼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력난으로 인해 치안센터 근무자 배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역 경찰 운영을 담당하는 도내 한 경찰관은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마저도 인력난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치안센터까지 야간·주말 근무자를 배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한정된 인력을 예방순찰과 사건사고 대응 근무에 우선 배치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업무의 긴급성이 낮은 치안센터 근무자 배치율이 낮아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찰관과 즉시 통화가 가능한 인터폰을 치안센터 출입문 외부에 설치해 운영 중이다. 또한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 순찰 노선을 정하는 탄력순찰 제도를 시행해 각종 범죄 우려 지역에 대한 체감 안전도를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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