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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2026년 홈경기 강릉 단독 개최에 춘천 팬들 ‘분통’

춘천·강릉 팬심 갈라져 지역 감정 우려
춘천 팬 “경기 볼 수 없음에 회의감 느껴”
지역 체육계 “화합 책임 망각” 강도 비판
구단 “어느 한 곳도 배제 의도 없다” 해명

◇경기장에 운집한 강원FC 팬들의 모습. 사진=강원일보 DB

2008년 강원도를 아우르는 ‘도민 화합의 상징’으로 창단된 강원FC가 2026시즌 모든 홈경기를 강릉에서만 치르기로 하자 춘천 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원FC는 지난 12일 홈경기 개최지 공모 마감 결과 강릉시만이 신청해 2026시즌 전 경기를 강릉에서 치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춘천 팬들은 “이번 결정이 도민구단 정체성 훼손으로 이어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춘천 팬은 “춘천에서 내년 경기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속상하다”며 “춘천 성적 부진을 ‘이동 불편’ 탓으로 돌리는 건 억지다. 이럴거면 영동과 영서를 분리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팬은 “내년부터 강릉에서만 진행된다면 강원FC가 아닌 강릉FC가 아닌가”라며 “지원 수준도 그에 맞춰야 한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팬들은 “이런 상황 자체가 도민구단 의미를 퇴색시킨다”며 회의감을 드러냈다. 최대식 강원FC 춘천팬클럽 회장도 “말도 안되는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그는 “춘천 팬들은 홈보다 원정이 더 가까운 현실을 맞이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강균 춘천시체육회장은 “도민구단 대표이사로서 도민 화합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책임을 망각한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는 “구단 구성원 모두 노력하고 있다. 춘천이나 강릉, 어디 한 곳이든 배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인프라·효율성·경제성 등 다양한 지표를 볼 수 있었지만 모두 배제했다. 규정과 규칙 범주 내에서 3년 전의 방식을 차용했을 뿐 개인적인 생각과 의지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구단의 모든 결정을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덧붙였다.

춘천시는 이날 강원FC 이사회 성명에 대해 “책임 회피와 사실 왜곡으로 일관된 기만적 문서”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춘천시는 입장문에서 “김병지 대표의 시장 면담 요청을 춘천시가 거부했다고 주장하지만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교묘한 물타기”라며 “사건의 발단은 김병지 대표의 시민 비하 발언, 시장의 경기장 출입 제한에 있는데 모욕적 언행을 사과하지 않고 면담을 요청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공모 사태와 무관하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홈경기 개최 준비를 끝까지 책임감 있게 추진할 것이며 도민과 축구팬들을 위해 ACL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원도축구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홈경기 개최지 결정은 구단에서 정한 절차와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협회는 이 결정을 존중한다”며 “모든 도민이 더 많은 축구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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