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시의 핵심 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5% 아래로 떨어지며 ‘재난사태’까지 선포된 가운데 강원FC의 홈구장 운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홈팬들의 축구 관람 열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뭄 속 경기장 관리와 선수 안전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강릉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강릉하이원아레나 천연잔디는 평소 하루 30톤 가량의 물을 필요로 하지만 최근에는 2~3톤만 공급되고 있다.
구단 또한 지난달 31일 포항전을 위해 물탱크차를 동원, 평창에서 물을 받아 잔디에 살수했으나 양은 정상 관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K리그 규정상 워밍업과 전·후반 시작 전 등 세 차례의 의무 살수도 평창 물로 겨우 채웠다.
여름철에는 강한 햇볕에 잔디가 타는 것을 막기 위해 2시간 간격으로 물을 줘야 하지만 현재는 기본 관리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경기일만큼은 물탱크차 3대 가량을 투입해 잔디와 화장실 등 필수 용수 공급을 보장하겠다”면서도 “가뭄이 장기화될 경우 다른 대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바닥을 드러내는 저수율 속에서 안정적 경기 운영이 가능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 팬들 사이에서도 “생활용수까지 줄이는 판국에 경기장에 물을 주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과 “홈경기 정상 개최는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가뭄 속에서 홈경기를 어떻게 이어갈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강원FC는 2023년 산불 여파로 홈경기 날짜를 옮긴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홈경기가 연기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강원FC 관계자는 “기부금 전달, 승리 세리머니 등은 강릉 지역 주민들에게 위로를 드리고자하는 구단의 노력이었다”며 “가뭄이 하루빨리 해결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