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삼척 엑스포공원 일원에서 열린 제30회 삼척 황영조 국제마라톤대회 현장에는 기록과 순위 못지않게 따뜻한 장면이 있었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와 한국 여자 장거리 육상의 한 시대를 이끈 임은주가 대회장에서 반갑게 재회하며 오랜 세월 이어온 우정을 보여준 것.
이날 이봉주는 참가자들과 함께 5㎞ 코스를 완주한 뒤 “오늘 날씨도 너무 좋고 완주를 해서 더 기쁜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건강 상태를 묻는 질문에는 “한 70~80% 정도 좋아졌다. 이렇게 뛰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때 많은 이들의 걱정을 샀던 그였기에 다시 삼척의 봄길을 달린 모습은 현장 참가자들에게도 큰 울림을 줬다.
그 곁에서 임은주도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1984 LA올림픽과 1988 서울올림픽에 출전했던 임은주는 “이봉주가 다시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웃으며 걷고 뛰는 모습을 보니 정말 뭉클하다”며 “워낙 성실하고 강한 후배였기 때문에 언젠가는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이봉주 역시 임은주를 향한 존경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임은주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라며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임은주 선배는 정말 신적인 존재라고 할 정도로 여자 선수들 중 최고였다”고 회상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육상계 선후배를 넘어섰다. 이봉주는 “사는 곳도 가까워 자주 만나고 있다”며 “이제는 선후배를 떠나 가족처럼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임은주 역시 “서로가 선수로 달려온 시간을 알기 때문에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도 봉주가 건강하게 많은 분들에게 힘을 주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이동수기자 messi@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