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시작됐다. 불과 어제까지 곳곳에서 활발한 선거운동이 이루어졌고 5월 29일과 30일 양일에는 사전투표가 실시됐다. 우리나라는 선거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하여 공정하게 행해질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을 두고 있다. 혹시 공직선거법은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에 한해서 적용된다고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는 엄연히 투표를 하는 유권자들에게도 적용되는 법이다. 선거일에 소중한 투표권을 온전하게 지키고 올바르게 행사할 수 있도록 특히 투표소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 몇 가지를 짚어보려 한다.
먼저 선거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기념하고 주변에 투표를 독려하려는 의도로 투표 인증샷을 남기고 싶더라도 절대 기표소 안에서 투표지를 촬영하면 안된다. 공직선거법은 ‘기표소 안에서 투표지를 촬영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256조 제3항 제2호 사목, 제166조의2 제1항). 혹시 “내 투표지를 내가 촬영하는 게 무슨 문제가 되냐”라고 항의하는 경우도 있을수도 있겠지만, 이는 투표의 비밀을 보장하고 투표 인증이 표를 매수하거나 투표를 강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반면 투표소 밖에서 촬영한 인증샷, 손가락으로 특정 후보자의 기호를 표시하는 형태의 인증샷, 후보자의 선거벽보나 선전물 등을 배경으로 촬영한 인증샷, 손바닥이나 손등에 도장을 찍는 인증샷 등은 허용된다.
비슷한 맥락에서 자신이 기표한 투표지 사진을 SNS에 게시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어서도 안 된다. 공직선거법은 ‘기표한 투표지를 공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241조, 제167조 제3항). 또한 공개된 투표지는 무효로 처리된다. 특별한 정치적인 의도가 없었다거나 단순히 “몰랐다”는 변명을 하더라도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기표를 잘못했거나 마음에 드는 후보자가 없다는 사유 등으로 투표용지를 함부로 찢어서도 안 된다. 투표용지는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선거 관리의 공정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문서이고, 이를 훼손하는 행위는 선거사무 방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은 투표용지를 교부받은 후 선거인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로 훼손된 때에는 이를 다시 교부하지 아니하고(제157조 제5항), 나아가 ‘투표용지를 훼손한 행위’에 대해서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244조 제1항). 설령 별 생각없이 한 행동이라고 하더라도 벌금형의 하한이 500만 원일 정도이니 결코 가벼운 범죄가 아니다.
흔히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 한다. 투표는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자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구성원들에게 주어진 의무이다. 이미 응원하고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있는 경우도 있을테고 아직 후보자들의 공약과 경력 등을 살펴보면서 투표권을 어떻게 행사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유권자들도 많겠지만 다들 나에게 주어진 한 표의 막중한 무게를 인식하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는 우리 모두가 투표소에 들어선 순간부터 나오는 순간까지 법이 정한 절차와 방법을 준수하여 제대로 현명하게 투표를 마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