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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신용카드 안받는 종합병원

 국세청의 세무조사 방침에도 불구하고 일부종합병원은 신용카드사용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유는 경영압박을 받고 있는터에 높은 카드수수료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에 있다.

 흔히 80년대는 병원 대혁명의 시대로 일컬어진다. 고수익, 고소득의 대표적인 직종으로 알려진 의사와 의료기관은 격렬한 경쟁시대에 직면, 생존대책을 모색해야할 전환점이 시작되고 있다. 미국에서 비롯된 이같은 현상은 이제 전세계에 확산되고 있다. 이와 연관하여 짚고 넘어갈 것은, 선진국에서는 환자에 대한 서비스의 개선을 통해 경영안을 타개하려는 것에 반해 한국에서는 고식적인 방법에 집착하고 있는 측면이 두드러진 것에 있다.



 신용카드가 상당한 수수료를 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환자를 확보하는 경영합리화의 수단으로도 인식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금보다 카드결제를 더 선호하고 있다. 신용사회의 정착이 이 시대의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인데도 일부병원이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병원시장의 경쟁요소는 첫째가 의사이다. 일반기업과의 계약도 중요한 요소이다. 기업은 많은 잠재 환자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요구를 충족하는 서비스의 제공이다. 이제 환자는 의료코스트에 대해서도 점차 인식을 새로이 하고 있다. 가격, 품질, 편익의 모든 분야에 걸쳐 환자의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카드사용의 기피는 환자의 입장을 외면한 처사가 아닐수 없다.

 이제 한국에서도 병·의원의 도산과 폐업이 시작되고 있다. 가열한 경쟁시대를 극복하기위해서는 병원도 경영합리화를 도모해야 한다. 투명한 경영은 그 1차적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적자를 호소하는 병원이 적지않으나 소비자는 물론 감독관청마저 진상을 가리기는 어렵다. 일부병원이 기재나 약품구입등과 연관하여 거액의 커미션을 챙기고 있는 것이 정확한 경영진단의 어려움을 말해주고 있다. 미국에서는 수십개의 종합병원이 공동으로 약품을 구매하여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질병마다 정액지불제도를 채택하여 의료비의 절감 또한 꾀하고 있다. 이같은 서비스의 확대가 결과적으로 병원의 이익이 되는 것으로인식하고 경영개선이 추구되고 있다.



 의료선진국인 미국에서는 병원경영주식회사가 80년대 이후 급부상하고 있다. 기업경영기법을 병원에 도입하여 도산했거나 경영난의 병원을 살려내는 경영체제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의료계는 전체로서는 착실히 성장하고 있으나 그중에서 병원만이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일컬어진다. 이같은 환경의 변화에 대응할 튼튼한 경영기반을 만드는 것이 생존전략의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병원주식회사는 베드당스태프수를 줄이는 것에서 경영개선을 시작했다. 치료의 복잡화, 입원의 장기화를 막는 것이 2차적으로 시도되었다. 그러나 가장 힘을 쏟은 것은 의료비의 절감이었다. 신중한 진단과 조기퇴원이 그 지름길로 인식되었다. 얼핏보아 경영악화의 요인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병원에 대한 신뢰의 제고는 경영개선으로 이어졌다. 병원경비의 60%선인 인건비의 삭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경영합리화시책의 하나이다. 신용카드를 외면하는 것은 아직 상당수의 병원이 전근대적인 경영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병원위주의 속성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같은 안이한 자세로 적자생존의 경쟁시대를 헤쳐나갈수는 없다. 병원도 이제 보다 공격적인 의료서비스로 격랑을 뛰어넘어야한다. 신용카드사용은 그 작은 출발임을 지적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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