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다우림
마드리드양은 수의사일뿐만 아니라 의사의 자격도 갖추고 있었다. 사람의 사촌인 원숭이 종류 짐승들의 병을 고쳐주려고 공부를 하다가 그런 자격도 땄다.
『내버려두어요. 그렇게 고통을 느끼고 눈물을 흘려야만 독성분이 씻겨나옵니다.』
마드리드양의 말대로 젠교수는 다음날에는 괜찮아졌다. 그녀는 곤충학자인 넨시교수와 함께 현장으로 다시 갔다. 둘이서 협력하여 독초와 독나비를 연구하기로 했다.
사실 독초와 독나비는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그 독초에는 다른 곤충들은 얼씬도 못했다. 독초의 꽃잎 줄기 등에서 스며나오는 독으로 곤충들을 죽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유독 그 독나비만은 독초와 붙어 살았다. 독나비는 독초의 교배를 도와주었고 그 대신 꽃에서 꿀을 빨았다. 청산가리 성분의 독이 있는 꿀이었으나 독나비는 면역이 되어 있었다. 독나비는 성충이 되기전에도 그 유충이 독초에 기생하면서 독을 빨아먹고 살았다. 그래도 그 유충은 죽지 않고 나비가 되었다. 독을 품은 무서운 나비였다.
독나비는 그 독을 자기 몸에 저장하여 자기보신을 했다. 넨시교수는 독나비를 잡아먹는 어린 새 한마리가 몸이 마비되어 떨어지는 것을 봤다. 다른 새들은 그 아름다운 나비에게 독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으나 그 어린 새는 그걸 몰랐다. 새들 뿐만 아니라 다른 곤충들도 그 독나비에게 덤벼들지 않았다. 곤충의 세계에서도 먹고 먹히는 생존경쟁이 심했으나 아무도 독나비를 건드리지 않았다.
독나비에게는 또다른 특징이 있었다. 보통 나비들은 성충이 되어 날아다니면 이내 죽는다. 짧게는 3·4일, 길게는 20일이 되면 죽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독나비는 몇달동안이나 살았다. 독나비들은 그렇게 오래도록 살면서 짝짓기를 즐겼다. 독의 힘으로 사는 것일까.
사람 사회에도 악인은 오래 산다는 말이 있는데, 열대다우림에서는 독나비뿐만 아니라 독거미, 독개미, 전갈, 독개구리 등 독을 갖고 있는 동물들이 오래 살고 있었다. 열대다우림에는 이상한 동물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나무늘보도 그중의 하나였다.
삼림의 나무 꼭대기 부분에 독수리들이 살고 있었는데 그들은 중간부분에서 살고 있는 원숭이들을 노렸다. 독수리들은 그 예리한 눈으로 중간부분을 감시하고 있다가 실수를 하여 모습을 드러낸 원숭이들을 번개처럼 습격했다. 독수리들의 그런 습격을 받으면 그렇게 동작이 빠른 원숭이들도 일순간에 허무하게 당했다. 원숭이들뿐만 아니라 삼림의 중간부분에 사는 새종류, 뱀종류 등도 독수리로부터 안전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