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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신세대는 멋맛유행을 먹는다

 젊은 신세대들이 즐겨 찾는 먹거리는 단순히 굶주림을 해 결하거나 요기를 때우는 차원을 넘어 감미로운 맛과 향, 그리고 생김새를 선택하는 그야말로 유행을 먹고 마시는 美食(미식).

 같은 음식이라도 더 달콤하고 자극적이며 감미로운 향을 담고 있어야 한다. 아울러 독특한 모양을 갖춰야 한다.

 특이한 맛을 찾아 다니는 것이 부유층들의 과소비 내지는 과시라는 시선은 이젠 고전. 가족단위 외식문화가 요즘은 일상화된 생활패턴이 됐고 엥겔지수로 삶의 질을 평가하는 것도 무의미한 시대다. 오히려 엥겔지수가 높으면 그만큼 음식문화가 발달한 사회로 인정되기도 하는것이 현실이다.

 새로운 패션을 따라 옷을 사고 최신유행 음악에 따라 음반을 구입하듯, 새로운 먹거리 즐기기 또한 유행에 뒤쳐져서는 안된다는 심리가 다분히 내포된 신세대 문화의 양상이다.

 K대 1학년 李혜원양은 『강의가 끝나면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시내를 순례하는 것이 일상화 됐다』고 했다.

 신세대들이 몰리는 대학가에는 아우성을 치듯 요란한 간판들 만큼이나 새롭게 등장하는 먹거리의 종류도 다양하다. 트위스터 텐더스트립 라이스버거 쫄볶기 뿌요소다 등 길거리에 다국적군이 깔려 있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이름도 각양각색 이다.

 신세대들의 혀끝을 유혹하는 새로운 메뉴가 개발되고 속속 등장하는 것은 이들 젊은이들의 생활패턴에 따르는 현상. 신세대들에게는 아침 점심 저녁 등의 식사시간이 별도로 배정돼 있지 않다. 강의가 없는 시간이나 일을 하면서 간단한 음식으로 끼니를 때운다든지 길을 가다가 패스트푸드점에서 요기를 해결한다. 또 곳곳에서 눈과 코를 통해 유혹당하는 일명 「로드부페」라고 불리는 거리의 간이판매대에서 군것질로 식사를 대신하기도 한다.

 이러한 신세대들의 생활방식과 까다로운 취향, 구미에 맞는 먹거리를 만들어야 하는 상인들은 맛깔스런 새로운 메뉴를 내놓지 않을수 없다. 음식의 패션화 장식화가 당연시 되고 있는 것이다.

 신세대들이 길거리표 부페라고 불리우는 노상점에도 알맞

게 구워진 지글지글 닭꼬치, 노릇노릇 눈을 자극하는 계란빵, 예쁘게 장식된 와플 등의 메뉴가 등장해 참새가 방아간을 지나치는 것 만큼이나 어렵게 한다.

 거리음식등 신세대 먹거리로 인기를 끌고 있는 메뉴들은 저렴한 가격이 장점. 500원짜리 계란빵에서부터 3,500원 하는 크레이프까지 적은 돈으로 입과 눈을 즐겁게 할수 있다.

 신세대들이 입맞을 따라 즐겨찾는 패스트푸드점에서는 텐더스트립 라이스버거 트위스트포테이토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콜라 사이다 쥬스의 아성에 뿌요소다 뿌셔뿌셔 텔레토비등 신종 탄산음료가 인기를 끌며 도전하는 추세. 노상점에서는 피자one 한치구이(일명 오징어족발) 와플파이가, 분식점에서는 쫄볶기 라볶기가 떡볶기와 함께 여학생들의 식욕을 채워주고 있다.

 요즘 신세대들에게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미니 피자는 토핑인 치즈 햄 야채의 양을 취향에 따라 조절해 주고, 핫소스와 치즈가루도 무료로 제공한다. 닭꼬치구이는 간장과 고추장의 배합을 다양하게 배합해 여러 종류를 입맛에 맞게 선택할수 있다.

 이밖에 초코시럽이나 땅콩가루를 입힌 바나나, 빵에 딸기잼 초코시럽을 얹어 먹는 와플, 과일과 아이스크림을 밀가루반죽에 말아먹는 크레이프등도 신세대들로 하여금 군침을 돌게하는 신종 먹거리.

 지난 겨울 대히트를 쳤던 계란빵은 전국의 양계업자들을 살려 줬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패스트푸드점에서 판매하는 치즈스틱, 부침개를 컵에 담아주는 컵부침개까지 등장했다. 한창 식욕이 왕성한 남학생들은 한끼 식사로도 손색없는 미니피자, 윤기가 자르르한 주먹밥, 만두꼬치, 고구마나 옥수수를 덧붙인 못난이 핫도그 등을 즐겨 찾는다.

 신세대들의 먹거리문화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TV 영화 PC통신·인터넷네티즌. 이들은 요리사의 복잡하고 친절한 밥상차리기보다는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나, 만드는 과정의 즐거움을 추구한다.  유명 요리사가 나와서 조리대를 배경으로 설명하는 과거의 생활정보 전달식 진행은 식상하다. 신세대들의 취향에 맞는 다양하고 자극적인 오락성을 추구한다.

 최근 부활한 SBS 「이홍렬쇼」에서도 방송중단전부터 인기를 끌었던 「참참참」이라는 요리토크 코너를 옛형식 그대로 이어받아 방송하고 있다. 인터넷과 PC통신으로 대변되고 있는 N세대들에게도 요리와 먹거리에 관한 인기는 폭발적이다.

 이들이 주로 찾는 곳은 이색 음식점 안내와 맛기행 동호회 사이트. 고급 레스토랑, 재즈카페 안내코너도 인기다.

 하이텔의 「체험 그림지도(go bemap)」에서는 다양한 먹거리와 함께 모임장소 데이트 코스를 함께 소개해 인기를 얻고 있고, 동호인 모임인 유니텔의 「음식남녀(go bobma)」에서는 외국음식에 밀려나고 있는 우리음식 전통먹거리 지키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나우누리의 「미각마을(go MIKAK)」에서는 매년 8월 요리캠프를 열어, 먹는데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직접 음식을 만드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하이텔 「도마위의 생선」의 한 동호인은 『인터넷과 PC통신 이용이 불길처럼 번져 나가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사회의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먹거리문화도 이들 젊은 네티즌 매니아들에 의해 더욱 활발하고 다양하게 발전해 나갈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龍鎬先기자·yonghs@kangwo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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