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범인들 2차 범행 겁난다”
'7·20' 동해안 해안초소 군총기 탈취사건(본보 지난달 22일자 1·4·5·19면 보도) 수사가 표류하고 있다.
사건발생 열흘을 넘기면서 추가 증거를 확보하기는 커녕 이미 확보한 추정자료들마저 가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수사관들도 초기 의욕적인 활동으로 밤샘을 해가며 단서 추적에 나섰으나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해 무력감에 빠지고 있다.
특히 사건이 장기화되면서 얼굴조차 모르는 범인들이 언제 2차 범행을 시도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불안감이 확산될 수 밖에 없다.
■수사 상황
합동수사본부는 사건발생 이후 동해시 천곡동 군해안초소 범행현장에서부터 피해장병들을 유기한 동해고속도로 터널을 지난 500m 지점에 이르기까지 여섯차례에 걸쳐 초정밀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피해자들을 묶었던 케이블 타이와 테이프를 제외하고는 단서가 될만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따라 원점에서 가드레일의 지문 용의자를 비롯해 범행용의차량, 전역자, 제보 등으로 나누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34허XXXX 차량 821대중 확인이 끝나지 않은 33대에 대해 전국 경찰과 공조해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부대 사정을 아는 자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전역자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하고 있다.
■의문점
사건 발생일이 음력으로 6월 보름인데도 범인들의 인상착의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권모(25)중위 이모(23)상병은 기습을 당해 미처 얼굴을 쳐다볼 겨를이 없어 한명의 인상은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합수부는 밝히고 있다.
피해 장병들이 어느 정도의 훈련을 받았는데도 대항 능력이 없었던 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권중위가 결박된 양손중 한쪽이 느슨해 끈을 풀 수 있었다고 진술한 점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피해장병들이 사건 발생 바로 전 그들의 앞에서 1명이 낚시가방을 메고 갔다고 진술함에 따라 범행을 위한 사전답사로 추정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확인을 하지 못하고 있다.
권중위가 트렁크 뒤에 실려 유기되는 과정에서 승합차 문을 여닫는 소리를 들었다는 부분이 이번 사건과의 어떤 연관이 있는지 밝히지 못하고 있다.
권중위가 트렁크에 실릴 당시 휴대전화가 울려 범인들에게 빼앗긴데 대한 통화내역 여부도 의문이다.
■총기 탈취목적
사건당시 빼앗긴 무기류는 권 중위의 K-1소총 1정과 실탄 30발(탄창 2개), 이상병의 K-2소총, P-96K 무전기 2대, 휴대전화 1대 등이라고 합수부는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상병이 가지고 있던 실탄 30발(탄창 2개)과 함께 수류탄 1발은 탈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범인들이 총기를 탈취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범인들의 행적이 묘연한 상황에선 2차범행 강도를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002년 2월 대학 휴학생 4명이 수방사 헌병단에서 K-2소총 2정, 해병대 탄약고에서 실탄 40발을 각각 탈취한 뒤 10여일만에 서울 모 은행지점에 침입, 총기강도 사건을 벌인 전례와 유사한 부분이 있는 점에서다.
총기와 실탄이 필요하다는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이미 제3자에게 총기와 실탄이 건네졌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범인들의 행적이 묘연해 지면서 군내부적인 문제가 돌출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주민 반응 및 대책
주민들은 경찰의 일제수색 등으로 불편을 느끼면서도 하루빨리 사건이 해결되길 기대하고 있다.
홍명숙 한섬바다카페대표는 “경찰 수사로 불편하기도 하지만 주민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마음으로 협조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합수부는 2차 범행에 대비해 경계의 끈을 놓지않고 있다.
특히 범인 3명중 1명의 몽타주를 전국에 배포한 이후 제보가 봇물을 이뤄 이에대한 확인에도 바짝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김덕한 합동수사본부장(동해경찰서장)은 “주민 제보가 해결의 실마리를 푸는데 절대적”이라며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사건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東海=文益基기자·mikii@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