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재촉하는 비에 늦가을 정취가 오를대로 오른 11월.
가을바람 타고 2~3일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지만, 시간적 부담이 만만찮다. 못내 가을을 그냥 떠나보내기 아쉬운 이들을 위해 청평사와 남이섬이 가을을 머금고 기다리고 있다.
■ 호수를 가르며 가을에 닿는 길-청평사
춘천 소양강댐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가을호수의 물살을 가르며 청평사로 향한다. 소양댐을 둘러싼 단풍의 향연에 잠시 취하기가 무섭게 청평사 선착장이 눈에 띈다. 뜨겁던 여름의 기억은 자취를 감추고 청평사를 품어 안은 오봉산의 소박하고 단아한 정취만이 남아있다.
청평사는 고려 광종 24년(973년)에 창건돼 조선 명종때 보우선사가 중건, 대사찰이 된 '섬속의 절'. 뱃길에서 내려 약 1㎞를 걷다보면 아홉가지 소리를 낸다는 구곡폭포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정원이 오봉산 자락을 거울 비추듯 품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가을빛으로 갈아입은 청평사. 계곡과 산이 잘 어우려져 있어 세상근심 덜어오기에 안성맞춤이다.
■ 가을, 나무숲에서 길을 잃다-남이섬
'가을연가'의 감동이 살아숨쉬는 남이섬은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지만, 푸른 메타세콰이어 숲과 노란 은행나무가 하모니를 이뤄 가을이면 더욱 고운 빛을 띈다.
가평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채 10분이 되지 않아 남이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바로 잣나무 숲길. 약 400m에 이르는 잣나무 숲길을 지나면 약 100m 가량의 은행나무 숲길이 이어지고, 그 길에 접어들기 전 오른편으로 꺾어지면 유명한 메타세콰이어 숲길이 나타난다.
세 갈래의 길이 각각 다른 색깔의 가을옷을 입고 관광객을 유혹하는 남이섬. 강변에 지어진 형형색색의 방갈로는 뒤편 시원한 호수를 배경으로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 내며 농익은 가을의 모습을 담아 낸다. 홍경진기자·hongzine@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