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90만
사건/사고

화난다고…남의 차 긁고 펑크 내나

'묻지마 차량 파손' 수십건

두달새 춘천지역서 잇따라

상당수 범인 몰라 속앓이만

“스트레스 때문 충동적 행동”

날카로운 도구로 승용차 옆면을 긁거나 타이어를 펑크 내는 소위 묻지마 차량 파손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전모(여·61·춘천시 석사동)씨는 아침에 집 앞에 둔 승용차의 왼쪽 면이 날카로운 것에 긁혀 있자 경찰에 신고했다. 또 60대 남성은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된 갤로퍼 승용차의 양쪽 사이드미러와 범퍼가 파손된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일선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과 이달 사이 춘천에서만 이 같은 차량 파손이 수십건에 이른다.

일부의 경우 차량을 파손한 뒤 차량 내부에 있는 금품을 훔쳐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주차된 차량 20여대를 열쇠로 긁어 파손한 혐의로 40대 여성이 경찰에 입건됐다.

당시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술을 마신 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에는 골목길에 주차된 차량 15대의 타이어를 흉기로 찔러 파손한 혐의로 대학생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이처럼 묻지마식 차량 파손 행위가 끊이지 않자 피해자들만 속앓이를 하고 있다.

범인이 경찰에 붙잡히면 손해 배상이라도 청구할 수 있지만 상당수의 경우 누가 파손했는지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승용차 운전자들은 차량 내부 및 외부용 블랙박스를 설치, 주차된 차량 내외부를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묻지마 차량 파손중 상당수가 스트레스를 풀지 못한 현대인의 충동적 행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규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정신과 교수는 “현대인들이 스트레스로 인한 분노, 화를 제때 풀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스트레스는 누구나 받는 만큼 이들을 이상한 사람, 엉뚱한 사람으로 볼 것이 아니라 관심을 갖고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형철·최기영기자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