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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 만난 세상]학교폭력 예방 학생의 자존감 회복부터

권순건 춘천지법 판사

필자는 강원일보 2013년 10월 16일자 칼럼을 통해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은 스트레스라고 설명하고, 그와 같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1월8·15일자) 각 칼럼을 통하여 학생들과의 건강한 소통과 인센티브 활용방안을 소개한 바 있다. 오늘은 학생 스스로의 자존감 회복에 관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학교폭력 등 범죄를 저지르는 상당수의 학생이 환경적으로 건강하지 못하거나 경제적으로 빈곤한 가정에 속한다.

통계에 의하면, 소년원에 입소한 90% 이상의 학생들이 한명의 부모가 양육하는 한부모 가정이거나 할머니 등이 양육을 담당하는 조손가정 등에 속한다. 또한 행동장애를 가진 85%의 학생들이 아버지 부재 가정에 속하고, 아버지 부재 가정 출신 학생이 가출하는 비율은 부모와 함께 자란 학생에 비하여 24.3배가 높다.

이혼가정의 학생들이 정학이나 퇴학을 당하는 비율은 일반학생들보다 70%가 더 높고, 자퇴율은 6.6배나 높다고 한다.

위와 같은 수치가 예상한 것보다 높아 놀랍기는 하나 위와 같이 환경적으로 혹은 경제적으로 열악한 가정에 속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일반학생들에 비하여 비행에 쉽사리 노출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근본적으로 열악한 환경 등에 있는 학생이 일반학생에 비하여 좀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열악한 환경에 있는 학생들의 비행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그 학생들이 속한 가정을 건강하고 부유하게 회복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버지 또는 어머니가 없는 가정에 따뜻하고 자상한 아버지 또는 어머니를 마련해 준다는 발상은 영화나 소설 속에나 있는 것이지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열악한 환경에 놓인 학생들의 비행을 예방하기 위하여 사회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은 자존감을 회복시켜주는 것이다.

학생들이 자존감을 굳건히 할 때 학생들은 스트레스에 견딜 힘을 얻고 더 큰 미래를 향해 나갈 원동력을 갖기 때문이다. 그런데 열악한 환경에 놓인 학생들이 구체적으로 자존감을 가질 수 있게 할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다른 학생들이 선망하면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 등을 경험해 보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회 정도 승마 혹은 요트 체험을 하게 해준다든가(10회 정도면 관련 자격증도 딸 수 있다), 그 학생들 스스로 영화 혹은 연극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든가 하는 것이다. 이를 체험한 학생들은 향후 몇 년간 다른 학생들을 만났을 때 위와 같은 체험을 자랑하게 되고, 더 나아가 이러한 체험이 자존감으로 승화되어 자신에게 어려움이 닥쳤을 때 이를 해결할 근원적인 힘이 된다.

위와 같은 고급스러운 체험활동에 대하여, '왜 오히려 학교폭력 등의 비행을 저지른 아이에게 위와 같은 호사를 누리게 하느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위와 같은 체험활동을 통하여 자존감을 굳건히 하고 건전한 생활을 할 때 얻어지는 사회적 효용과 고급스러운 체험활동 대부분이 재능기부 형태로 이루어져 비용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같은 비난은 부적절하다.

환경이 열악한 학생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주는 것도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그 학생이 자존감을 가지고 험한 세상을 헤쳐나갈 정신적인 힘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춘천지방법원은 위와 같은 방침 아래 소년재판을 받은 많은 학생에게 자존감을 굳건히 하게 해주는 구체적인 체험활동을 시키고 있다. 이를 보는 많은 도민의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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