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저 스미즈 ④
밀렵단들은 코끼리들을 마구 잡아 나이로비에 있는 상아 시장에 공급했고 그렇게 공급된 상아는 세계 각지에 팔려 나갔다.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져 아프리카의 코끼리들은 거의 멸종되고 있었다. 그래서 야생동물을 보호하려는 국가들과 세계야생동물보호협회들은 상아의 거래를 금지시켰다. 거래 자체가 금지되었기 때문에 상아를 몰래 거래하는 나이로비의 암시장이 움직이지 못했다. 그래서 일부 상아 밀거래 업자와 코끼리 밀렵자는 나이로비의 뒷골목을 지배하고 있는 살인청부업자들과 짜고 위축된 상아 밀거래 시장을 다시 활성화시키려고 했다. 털보 잭크가 바로 그들의 앞잡이었다. 렌저 스미즈는 그들의 음모를 알고 털보 일행과 싸우기로 했다. 어떻게 해서라도 그들을 잡아야만 했다. 그러나 그 싸움에는 승산이 없었다. 저쪽에는 최신 라이플과 연발총을 갖고 있는 총잡이가 열서너 명이나 있었는데 이쪽에서 총을 갖고 있는 밀렵단속반원은 여섯 명뿐이었다. 총도 구식의 단발총들뿐이었다. 그래도 렌저 스미즈는 추격하기로 하고 밀렵단속반장과 상의했다. 밀렵단속반은 전투력에서는 열세였으나 그곳 지세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렌저 스미즈는 지세를 이용하여 밀렵단원들과 싸우기로 했다. 렌저 스미즈는 차의 기적을 요란하게 울리면서 밀렵단원들을 추격했다. 그냥 추격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방향으로 밀렵단원들을 몰고 갔다. 도망가던 밀렵단원들은 도로를 하나 발견했다. 산림에서 포장도로 쪽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도로였는데 포장은 되어 있지 않았으나 꽤 넓고 평탄한 도로였다. 밀렵단원들은 그 도로를 타고 포장이 되어 있는 고속도로로 빠져나가려고 했다. 그들은 그게 렌저 스미즈의 책략인지 몰랐다. 그 도로는 반 년쯤 전에 국립공원공단에서 개발하려고 했던 도로였다. 그 도로가 개발되면 이미 정부에서 개설한 고속 포장도로와 연결되어 공단의 업무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도로는 신속하게 착공되어 거의 완공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 공사는 갑자기 중단되었다. 도로가 설치되고 있는 길목에 땅벌들의 소굴들이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아프리카의 땅벌은 살인벌이었다. 바위 밑이나 땅속에 소굴이 있는 벌들이었는데 그 수가 수십만 마리나 되어 그들이 자극을 받고 한꺼번에 날아오르면 폭격기의 소리가 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