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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

[언중언]아낌없이 주는 나무

“내가 가진 것이라곤 나뭇잎과 사과뿐이야. 이봐, 사과를 따서 도시에 내다 팔면 어떻겠니?” 쉘 실버스타인의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나오는 구절이다. 세월이 흘러 생의 동반자인 소년이 노인이 되자 사과나무는 이렇게 말한다. “이봐, 앉아서 쉬기에는 늙은 나무 밑동이 가장 좋지. 자, 이리 와서 앉아. 앉아서 편히 쉬게.”

▼나무와 함께하는 삶이 인생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나무의 생태학적 기능이 곧 인간의 능력으로 환치된다는 것도 사실이다. “나무는 신성하다. 나무와 이야기하고 나무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은 진리를 아는 사람이다.” 헤르만 헤세의 주장이다. 나무라는 개별적 존재도 그렇거니와 다양성이 공존하는 숲은 어울려 살아가는 인류학, 사회학적 삶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터전이다. 19세기 프랑스 문학가이자 정치가였던 샤토브리앙은 이렇게 말했다. “문명 앞에는 숲이 있고 문명 뒤에는 사막이 남는다.”

▼요즘이 연중 황사현상이 가장 심한 시기다. 근원지가 중국과 몽고 등 지구 내륙지역 사막이다. 숲의 소중함이 오롯이 감지되는 때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산림녹화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헐벗은 산이 푸르게 변하기는 했다. 하지만 아직도 녹색성장의 길은 멀다. 한 사람이 일생 소비하는 나무의 수가 60년생 소나무를 기준으로 236그루라니 더 절실하다.

▼강원일보가 창간 70주년 기념사업으로 '강원을 푸르게, 더 푸르게'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강원도의 보고(寶庫)이자 신성장 동력인 산림을 더욱 울창하게 가꾸기 위해 대대적인 '나무 심기'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강원도와 18개 시·군, 국유림관리소, 지역 산림조합 등과 함께한다. 이달 말부터 식재 적기인 4월 초까지 잣나무, 꽃복숭아, 감나무 등 10여 종의 나무 10만여 그루를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기로 했다. 미래를 풍요롭게 하고자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용호선논설위원·yonghs@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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