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결혼 7년 차를 맞은 통신설비 분야 자영업자(38)입니다. 아내(36)는 공공기관에서 사무직종에서 일하고 있어요. 저희는 6세, 4세 된 자녀들과 아버님(67)을 부양하고 있습니다. 결혼자금 3,000만원으로 시작해 5년간 전세자금 1억1,000만원을 모았고요. 월 100만원씩 5년간 납입한 변액연금보험 상품이 그동안 모은 자산입니다. 월평균 소득이 저는 230만원, 아내는 220만원 정도 됩니다. 많은 달은 1,000만원씩 벌지만 적은 달은 80만원만 벌기도 합니다. 그래서 꾸준히 고정적으로 납입하는 금융상품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변액보험 상품도 긴급 생활자금으로 타 쓴 것이 있어서 누적액이 2,000만원 정도예요. 수입이 들쑥날쑥한 자영업자들이 관심 가질 만한 금융상품이 없을지 궁금합니다. 또 부모·형제 등 가족에 대한 지출비용이 소득 대비 높은데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지요. 그리고 아파트 가격이 워낙 올라 돈을 약간 더 보태면 상가주택을 매입할 수 있을 것 같아 관심이 있는데 이런 재테크 설계에 대한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30대는 가정을 꾸리고 재테크에 첫발을 내딛는 시기다. 가정 경제의 기본을 다지는 시기지만, 최근 30대들을 둘러싼 재테크 환경은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 내 집 마련은커녕 전세자금 마련조차 쉽지 않은 현실인데, 30대 자영업자·직장인 부부 사례를 통해 전문가 의견을 들어봤다.
■김영석 NH농협 춘천시청지점장=“상가주택 매입에 관심을 두고 있는데, 상가주택은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고 나중에는 직접 상가 운영도 가능해 유용하지요. 단,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한데 우선 아파트를 매입하고 시세차익을 확보하는 것도 유용한 전략입니다.
자영업자들이 재테크 종잣돈을 마련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이 소득의 변동 폭이 크다는 점이죠. 이럴 때는 1월부터 12월까지 매월 단 10만원 정도의 적은 금액이라도 1년 단위로 짧은 기간의 정기적금을 납입하고 정기적금이 1년 만기되면 매월 순차적으로 이자를 포함한 금액을 바로 정기예금으로 갈아타는 일명 '풍차 돌리기'를 권합니다. 3~5년 정도 투자하면 재테크 종잣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소득 대비 부양가족에 대한 지출이 많은 것은 어느 가정에게나 고민이 될 수 있죠. 어려운 형제들을 보면 도와 줘야 한다는 의무감도 들기 마련인데요. 그래도 재테크 측면에서 일정한 거리 두기를 권하겠습니다.
부부의 노후, 자녀들을 위해서도 그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통장마다 목적을 쓴 꼬리표를 붙이는 식으로 통장을 쪼개 관리하더라도, 중도 해지는 하지 않는 습관을 갖길 권합니다.”
■양준식 신한은행 프리미어라운지 팀장=“상가주택 매입은 분명한 재테크 목표가 되고, 의뢰인은 설비업을 운영하기 때문에 주택과 사무실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장점도 있어 보입니다. 단, 상가주택 매입은 제한된 투자금으로 환금성, 가격 변동 가능성, 입지, 세금 등을 고려해야 하는데, 우선 청약저축 가입 후 초기 전세자금으로 내 집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 매입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수입이 불규칙하다는 것은 재무목표 설정에 장애요인입니다. 그래서 수입의 일정률(예:40~50%)로 저축액을 정하고 의무적으로 저축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보유 중인 변액연금보험 상품은 월 100만원 불입해야 하는데, 의뢰인의 수입구조에서는 적합하지 않아 보이네요.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의 금융상품은 저축 가능금액의 3분의 1가량을 적립하되 자유적립형 상품을 권유드리며 수시로 은퇴자산을 관리해야 합니다. 연금 상품은 겨울을 지내기 위해 입는 내복과 같습니다. 비과세로 자유롭게 불입 가능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나 혼합형 펀드, ETF 상품 등으로 자산을 키워나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부양가족 지출은 일단 고정지출로 나눠 보세요. 재무목표를 고려해 볼 때 어느 정도까지 적절한지 부부 간 대화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박혜성 KB국민은행 원주단구지점 부지점장=“상가주택 매입가가 3억원일 경우, 의뢰인의 현재 보유 자금으로 보면 대출금 보유가 필수적인데요. 최소 50% 이상을 대출금으로 충당해야 하면 1금융권에서는 대출 신청이 어렵습니다. 제2금융권 대출을 한다면 금리도 최소 5% 이상 예상해야 하는데, 금리 상승기여서 부담이죠. 일단 자금부터 축적하길 권합니다. 아내의 소득은 고정적이어서 고정 지출에 대한 걱정은 덜어졌네요. 단, 본인의 불규칙한 소득 기준으로 정기 적립은 어려운데, 자유적립 상품을 중심으로 종잣돈을 마련하길 권합니다. 자유적립은 예금상품과 펀드상품으로 나뉘는데 예금상품은 우대율이 적용되는 상품을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고, 펀드상품은 투자 성향에 맞는 주식 투자 비율을 조정하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해 비과세를 받을 수 있는 전략도 좋겠습니다. 기간 선택에 있어서 3년 이상이라는 점만 극복된다면 좋은 상품입니다. 부모·형제를 돕는 것은 누구나 어려운데, 의뢰인 가정의 경우 경제구조가 여유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자녀들에 대한 지출을 첫 번째로 고려할 것을 권합니다. 가장 중요하고 책임질 부분부터 챙기고 그 다음 순서로, 금액도 상한선을 두고 관리하길 권합니다”
정리=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