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방한객 지난해 800만 돌파 속 도내 관광산업 성과 미미
태양의 후예·도깨비 등 도내 풍부한 한류콘텐츠 적극 활용
쇼핑시설 보완·소비자 맞춤형 상품·모바일 홍보 강화해야
2018평창동계올림픽은 대(對)중국 강원관광의 새로운 전환점이다.단순히 올림픽 17일, 패럴림픽 10일의 짧은 대회기간에 거둔 관광실적이 전부가 아닌 13억 중국인에게 평창과 강원도의 브랜드를 각인시킨다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인 방한시장은 지난해 800만명을 돌파했다.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 여행객을 제외한 3,000만~3,500만명으로 추산되는 순수 중국인 해외여행객의 4분의 1에 달하는 숫자다. 2006년부터 10년 간 연평균 23%의 초고속 성장세를 기록했다. 중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경비는 2010년 평균 1,645달러에서 5년 만에 2,319달러까지 오르며 단순 관광객 숫자만 늘어난 것이 아닌 경제적인 파급효과도 컸다.이처럼 중국인 방한시장의 가치는 충분히 입증됐지만 도내 관광산업이 중국을 상대로 거둔 성과는 미미하다. 여전히 도를 방문하는 해외여행객 중 중국인 비율은 30% 내외로 국내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일부 유명 관광지에 편중된 방문율은 더욱 큰 문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도내 중국인 관광객 방문율은 75.6%가 춘천 남이섬에 쏠려 있다. 다음으로 리조트(12.6%), 강릉(10.8%), 설악산(9.6%)을 빼면 기타 시·군의 방문율은 0~5%에 그친다.
사드 배치를 놓고 굳어진 한·중 관계도 2018평창동계올림픽 마케팅과 도내 관광산업을 위기로 몰았다. 현재 중국 현지에서는 평창올림픽 관련 옥외광고물을 설치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올림픽 광고 역시 지난 3월을 끝으로 상영이 중단됐고, 올 하반기 재송출을 추진 중이지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행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국전담여행사도 총 186개 중 30여 개를 뺀 나머지가 잠정 휴업·폐업을 맞았다. 도내 모 여행사는 오는 7월 예정됐던 중국인 2,000여명의 단체 방한이 취소됐고, 중국 국영기업 6곳과 맺은 직원 단체 여행 계약도 모두 파기됐다.
간신히 운영 중인 소수의 여행사도 중국 현지 업체에 주기적으로 관광상품 샘플을 보내고 팸투어를 기획하며 관계 유지에 매진할 뿐이다. 이렇듯 부침을 겪고 있는 도내 관광의 활로는 역시 2018평창동계올림픽으로 해답이 모아진다.
중국 여행시장이 과거 '과시형'에서 '합리성'으로 소비 기조가 돌아선 점은 평창이 그동안 일본에 집중됐던 겨울스포츠 관광 수요를 충분히 뺏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같은 동아시아권 국가, 근거리 여행을 선호하는 중국인의 여행 패턴도 한국이 거리, 비용 면에서 가장 유리하다. 본보의 현지 설문조사 결과대로 중국 내에서 단체보다 개인여행 선호도가 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평창올림픽 개최로 갖춰진 교통망, 세분화된 숙박유형, 글로벌 관광안내서비스 등이 개별 관광객의 편의성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설문 결과 중국인들이 평창과 강원도의 관광 명소를 가장 즐기고 싶은 콘텐츠로 꼽은 점도 '청정, 자연, 겨울, 축제'로 대표되는 강원도의 특색을 알리기에 더없이 좋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도깨비' 등 도내 풍부한 한류콘텐츠는 최근 중국인 방한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여성, 젊은 세대를 사로 잡을 수 있는 무기다. 도내 관광산업의 단점으로 꼽히는 대단위 쇼핑, 위락시설을 보완한다면 직접 이익 창출도 시간문제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관광공사는 도내 관광의 미래를 '관광 킬러 콘텐츠 확대'와 '소비자 맞춤형 상품 개발', '모바일을 활용한 홍보 채널의 다양화', '평창올림픽 인지도 적극 활용'에서 찾았다.
한국관광공사 베이징지사는 도 관광국 및 16개 시·군 관광 관계관, 도중국본부 등을 대상으로 지난 17일 열린 '중국 관광객 유치확대 세미나'에서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을 제안했다. 특히 이에 앞서 관광수용태세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도내 주요 관광지를 잇는 권역별 교통망, 숙박시설 서비스 등이다.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베이징지사장은 “올림픽을 계기로 SOC가 확충되는 점은 개별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라며 “현지 여행사와 관광객이 원하는 양질의 상품을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윤호기자
※이 보도는 삼성언론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