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알리바바가 알리페이에서 사용자 신원 확인을 위해 얼굴인식기술을 도입한 후 이를 이용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지문인식, 홍채인식 대신에 멀리서도 판별할 수 있는 얼굴인식을 사용함으로써 사용자는 비밀번호를 외울 필요 없이 건물 출입 확인, 물품 구매, 은행 업무 등을 쉽게 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더 나아가 전 국민의 얼굴을 보고 3초 내에 신원을 확인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한다. 상하이 등에서는 무단 횡단하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대형 전광판에 신원정보를 공개하는 곳도 있다. 이렇게 얼굴인식이 보편화되면 편리함 이상으로 사생활 침해가 늘 것이다. 사람들은 모자나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다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즐겨 입는 옷이나 걸음걸이만으로도 신원을 구분하는 기술도 곧 개발될 수 있다.
지금 세계 각국과 기업은 인공지능 개발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 2년 반 동안 인공지능 육성을 위해 3조4,000억원을 투자했고 IT 전공 대졸자가 연간 350만명에 이르러 인력 양성에서도 다른 나라를 압도한다.
기업이 인공지능에 집중 투자하는 이유는 경쟁에 앞서가기 위해서다. 어느 분야나 선도기업이 있고 독점적 사업이 있기 마련이지만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는 승자 독식의 성격이 강하다. 디지털 경제는 플랫폼 기반으로 동작하며 사람들은 좋다고 생각하는 플랫폼을 쉽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 비교 사이트를 통해 저렴한 상품을 찾아 바로 구매로 이어지듯이 소비자에게 좋은 플랫폼 선택은 즐거운 일이며 선도기업은 쉽게 독점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음식배달 앱으로 이용자는 편리한 주문을 할 수 있지만 많은 이익이 생산자가 아닌 정보를 독점한 플랫폼 운영자에게 돌아간다. 플랫폼 경제는 플랫폼 사업자에게는 큰 이득을 주게 되는데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쏠림 현상은 마케팅, 보험, 금융, 제조업 등 많은 분야에서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독과점 경제 구조는 건강한 경제 구조를 위협한다.
예를 들어 매장에 들어오는 고객의 표정과 걸음걸이를 분석해 물건을 구매할 사람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갖춘 쇼핑몰은 정확한 타깃 마케팅으로 매출을 높일 것이다. 고객이 어떤 물건을 구매하러 오는지도 예측할 수 있다. 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몸이 아플 것 같은 사람을 찾아내 채용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최근 대형 슈퍼마켓의 확산으로 소형 가게가 어려움을 겪는 것과 같이 첨단 인공지능으로 무장될 디지털 경제 시스템에서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 크게, 더 빠르게 나타난다.
현재의 시장경제는 지능형 디지털 플랫폼 경제 시대에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 테슬라사의 엘론 머스크가 중심이 되고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이 지원해 설립한 비영리단체인 오픈AI에서는 안전한 인공지능 솔루션을 만들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는 일부 기업이 인공지능을 무기로 불평등하게 때로는 부당하게 시장을 독점하는 것에 대항하기 위한 범용 인공지능 도구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공짜 서비스, 저렴한 가격선택, 편리함을 제공받는 대가로 개인 정보를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과 접목돼 불공정한 독점적인 플랫폼을 만든다. 정부는 인공지능기술 개발만 지원할 것이 아니라 기술의 혜택을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게 하는, 안전한 인공지능이 정착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