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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노인들의 힘

권혁희 (사)강원여성100인회 이사장

나이 많은 대부분의 사람은 가끔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가족, 이웃, 나라에 부담을 덜어주고 곱게 늙어 편안히 갈 수 있을까 하는 고뇌에 젖는다. 어떤 미래학자는 60년 후에는 120세까지 살면서 한 사람의 생애를 통해 결혼을 세 번씩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최근 영국에서 66세가 넘은 할머니가 출산을 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아무튼 노년기의 연장은 인류의 축복이자 새로운 두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이는 1959년의 인구학자들이 만든 기준이다. 그 당시는 65세 이상 노인이 1~2%에 불과했는데 현재는 80세 이상이 1.23%라고 하니 1959년대의 65세 이상이 지금의 80세 이상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이제는 80세가 넘어야 노인으로 인정해야 할 때다. 또 한편에서는 노인이라는 말을 쓰지 말고 고령자로 부르자고도 한다. 노인이라고 하면 모든 것이 끝나고 부양해야 할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히브리어로 노인은 '좋은 흰머리(세바토바)'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젊은층에서는 노인 대신 어르신이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노년 문제를 사회 경제적 비용 측면에서만 접근하는 경향이 있었다. 노년기의 심리적 고립, 소외, 역할 상실, 여가 문제, 성공적인 노년 활동에 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인식해 온 편이다.

한마디로 노년층이 두꺼워지니 저출산 시대에 먹여 살리려면 큰일이라는 식으로 겁만 주니, 노인들의 서글픔과 민망함이 가중되고 자괴감이 커지고 있다. 이 또한 노인학대, 노인가출, 노인자살충동(8.7%)이 늘어나는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고령화 재정지출 증가 폭이 세계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와 우울하다. 우리도 역할만 주어지면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갖추고 있다. 노인은 가장 행복한 연령대다. 고령자는 젊은이처럼 취업경쟁, 돈벌이, 승진, 명예 같은 치열한 싸움을 하지 않고 시간적으로도 자유로운 연령대라 행복지수도 가장 높다고 한다.

노령층도 경제수명이 다했다고 무위도식하며 안이하게 살기보다 삶의 질을 높이고 의미 있는 여생을 보내기 위해 젖 먹던 힘이라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자신의 심신 건강을 위해 스스로 책임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명은 재천이라 했으니 사는 동안 심신이 건강해서 주변의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둘째, 따뜻한 가슴과 사랑의 실천이다. 천국과 지옥은 죽어서 가는 곳이 아니라 살아서 가슴속에 따뜻한 사랑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나뉜다고 본다. 큰 자본 없이 할 수 있는 마음의 문제다.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분야의 봉사활동이 노령층의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자신감을 갖고 분수와 처지에 맞는 활동을 해 의미 있는 노령기를 수놓아야 한다.

셋째, 노인의 세력화 운동이다. 노년에도 젊은이와 똑같은 가치를 지닌 투표권이 있다. 지역과 나라를 위해 일할 훌륭한 인물을 선출할 수 있다. 많은 후보 중 진정한 리더십을 지닌 대표를 뽑기 위해 일진월보하는 현실 속에서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500만 노인의 깨끗한 한 표가 나라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큰 저력이며 잠재력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당당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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