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척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명사십리' 맹방해변
동해 국내 최대 백사장 자랑 '망상해변 코스' 강추
강릉 2017년 관광공사 선정 환상의 코스 '헌화로'
양양 쏠비치~하조대 해안도로 한 폭 그림 같은 풍경
속초 차에서 잠시 내려 '바다향기로' 걷는 재미도
고성 화진포 구간 천혜 절경·문화재 감상 일석이조
■삼척 한치·명사십리=삼척 시내 구간부터 원덕읍 호산까지 도로는 2009년 자동차 전용도로로 완전 확·포장돼 이동 편의가 크게 개선됐다. 바닷가 비경과 자동차 여행의 운치를 즐기려면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내려 옛 국도 7호선으로 접어들면 만족감을 더할 수 있다. 삼척 시내에서 자동차 전용도로로 진입하지 말고 바다 쪽으로 난 언덕길을 오르면 '한치'가 나온다. 한재라고도 불리는 이곳에는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펜션과 카페 등이 가파른 경사지에 들어서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옛 도로를 따라 조금 더 남하하면 맹방해변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도로변에 설치된 간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전망대로 향하면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명사십리' 맹방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다와 파도, 백사장, 해송이 켜켜이 쌓여 빚어내는 풍광은 일상에 찌든 방문객들에게 마음속 너그러움을 되찾는 삶의 활력소로 충분하다. 장호항 북쪽 옛 국도 7호선 구간도 '동양의 나폴리'인 장호항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명소다.
■동해 망상해변=동해 코스에서 꼭 한번은 들러봐야 할,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망상해변이다. 길이 5㎞, 너비 500m의 긴 해안을 따라 강릉시 옥계까지 이어진 국내 최대의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동해고속도로와 영동선 철도가 연계돼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넓은 모래사장과 오징어·해삼·멍게 등 각종 해산물이 풍부해 많은 관광객과 피서객이 이용하고 있다.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거봉인 정철(鄭澈)이 이곳에서 강도(講道)를 열었을 만큼 경승을 자랑하고 있다. 1977년 강원도가 지정한 국민관광지 제2호다.
주차장·야영장·위락시설 등 기반시설과 편의시설이 잘 조성돼 있고, 북쪽 해안의 송림에는 국내 최초 환경친화적으로 조성된 오토캠프장·캐러밴·캐빈하우스 등의 시설이 있는 오토캠핑리조트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가족 단위나 단체의 레저·휴양공간으로 취사장·샤워장·휴게식당·클럽하우스·놀이터·산책로 등 각종 편의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지난해 6월 망상해변을 진출입하는 기존 2차선 도로가 4차선으로 확장돼 관광객들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강릉 헌화로=강릉 헌화로는 강릉시 옥계면 금진해변에서 심곡항을 거쳐 정동진항까지 이어지는 동해안 최고 드라이브 코스다. 해안과 맞닿아 있어 바닷바람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아름다운 해안 비경을 품은 까닭에 2017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에도 뽑혔다. 헌화로는 강릉사람들도 아는 사람만 가는 그런 숨은 드라이브 코스 명소였지만,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은 미디어의 힘이었다. 2016년 tvN 드라마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올린 '시그널'의 마지막회에서 강릉 금진항을 비롯해 정동진, 헌화로 등이 드론항공촬영으로 소개되면서 비로소 드라이브 명소가 됐다.
강릉의 금진해변과 심곡항은 기암절벽과 볼 때마다 다른 빛깔을 드러내는 바다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이곳은 드라이브를 하다 잠시 멈춰 정동진 썬크루즈 주차장에서 심곡항에 이르는 2.9㎞의 바다부채길을 걸어봐도 좋다. 해안단구(천연기념물)와 수평선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코로나19로 겪은 답답함을 한방에 날려보낼 수 있으리라.
■양양 하조대=국도 7호선을 타다 보면 아름다운 해변과 조우할 수 있지만 한적한 바다를 더 가까이 느끼고 싶다면 서울양양고속도로 하조대IC에서 낙산해변을 연결하는 양양 군도 5호선을 추천한다. 휴대폰 셔터를 눌러도 그냥 그림이 된다.
양양 바다는 동해안의 상징 7번 국도와 가장 근접해 있다. 국도 7호선 주변에는 동호해변, 수산항 마리나, 쏠비치, 오산리선사박물관, 낙산해변 낙산사 등 양양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지들이 연결돼 있다.
양양 쏠비치에서 하조대 해수욕장 방향으로 양양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낯선 해변 장관을 마주하게 된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과 파도가 빚어내는 해변의 잔상이 마치 한 폭 그림 같다. 동해안 단일 해변 중 가장 긴 6㎞의 길이를 자랑하는 이 해변은 파도가 다소 느린 편이며, 지형이 평평하고 수심도 얕아 서핑 입문자에게 알맞다.
차를 타고 스쳐 지나기만은 아쉬워 해변을 걸어본다. 한적한 해변은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동해안의 모래 질이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으나 이곳의 모래질은 특히 뛰어나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조용하고 물도 맑다.
■속초 바다향기로=속초는 강원도 시·군 중 가장 적은 면적에 비례해 해안선도 짧다. 이 때문에 해변을 따라 형성된 7번 국도도 속초에서는 양양군과의 경계인 쌍천을 가로지르는 쌍천교~대포항 입구 간 3㎞를 제외하면 도심을 통과해 고성으로 이어진다. 드라이브를 위해서라면 쌍천교~설악산 입구·설악항~대포항 입구를 지난 뒤 7번 국도에서 벗어나 해안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대포항~외옹치 해변~속초 해변~청호동 해변~아바이마을~속초항~동명항~영금정~영랑 해변~장사항 해변~장사어촌체험마을(6.7㎞) 구간이 바다와 접해있다.
바다향기로(1.74㎞, 편도 도보 30~40분 소요)는 외옹치해변~속초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걷기 좋은 길이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푸른 바다를 바라보고 걷다 보면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속초의 서점은 과거와의 조우이자 미래와의 소통, 여행의 품격과 새로운 재미를 전달해 주는 공간이 된다. 동아서점, 문우당서림, 완벽한 날들 등이 있다.
■고성 청간정=고성은 승지를 잇는 토성면 청간정~천학정~거진·현 내 화진포 구간을 추천한다. 드라이브도 즐기고 천혜의 절경과 문화재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가 수두룩하다.
속초에서 7번 국도를 따라 고성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제일 먼저 관동팔경 가운데 남한 내 최북단에 위치한 청간정이 눈에 들어온다. 노송 숲 사이로 뚫린 오솔길을 더듬은 뒤 탁 트인 동해를 굽어보는 정취가 그윽하다. 청간정에서 차로 5분여를 달리다 보면 천학정이 이방인을 반긴다.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 위에 우뚝 서 있는 정자에 오르면 드넓은 동해의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토성면에서 간성과 거진을 지나 더 북쪽으로 이동하면 이정표에 화진포가 눈에 들어온다. 울창한 송림으로 둘러싸여 주변 경관이 빼어나 예로부터 유명한 별장들이 많았던 곳이다. 지금도 이승만대통령 별장과 이기붕 부통령 별장, 화진포의 성(김일성 별장)이 역사안보전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호수 주변에 둘레길도 조성돼 있다.
박영창·정익기·유학렬·황만진·조상원·권원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