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1만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
영동해안 이른 시기 화살촉 많아
지역 선사인들 빠른 적응력 입증
속초 청호동 유적은 2009년 아파트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처음 발견된 구석기시대부터 철기시대 유적이다.
이 유적에서는 구석기시대 석기 제작 터가 발견됐고 이는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된 복합석기 제작 터로 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뗀돌화살촉은 석기 제작 터와 약 50m 정도 떨어진 철기시대 집터 사이에서 발견됐다.
활은 사냥꾼이 은밀하게 몸을 숨긴 채 화살을 발사할 수 있어 대상물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으며 사냥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인 사냥 도구다. 화살촉은 이런 활의 사용을 보여주는 자료다. 선사시대 화살촉은 돌을 갈아서 만들지만 그 시작은 떼기 기술이다. 청호동 유적 출토 화살촉은 길이가 비교적 짧은 편이며 전면에 눌러떼기가 돼있다. 아랫부분에는 짧은 슴베가 만들어져 있고 끝은 조금 부러져 있다. 이 화살촉은 약 1만년 전쯤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이 시기는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의 경계에 해당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른 시기 화살촉 가운데 3점이 강원도 영동지역인 동해 망상동 기곡 유적과 묵호진동 월소 유적에서 출토됐다.
구석기시대 말인 후빙기 무렵 해안지역은 수온의 영향으로 내륙에 비해 상대적으로 겨울은 더 따스하고 여름은 더 시원한 해양성 기후였을 것이다. 따라서 다른 지역보다 빨리 환경이 변화했고 당시 사람들의 적응 압력도 당연히 더 컸을 것이다. 강원 영동 해안지역에서 유난히 이른 시기 화살촉이 발견되는 것은 이 지역 선사인들이 새로운 환경에 능동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대호기자 mantough@kwnews.co.kr <도움말=국립춘천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