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경제는 그동안 철강, 조선, 중공업 등 '중후장대 산업'으로 고속 성장해 왔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신산업 발굴·육성은 절체절명의 과제가 됐다. 투자업계는 코로나 이후 경제 성장을 주도할 업종으로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에 주목하고 있다. 춘천의 ICT중견기업인 더존비즈온(대표:김용우)은 '인터넷 업종'의 선도기업으로 이견 없이 꼽힌다. 한국거래소는 올 9월 K-뉴딜지수를 발표하며 더존비즈온을 네이버, 카카오와 함께 인터넷 주도주로 선정했다. 강원도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서 ICT 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코로나19로 다시 한번 주목받은 더존비즈온을 살펴본다.
'디지털뉴딜' 정책 모델로 주목
국내 소프트웨어 분야 시장 점유율 1위
재택근무 + 비대면 솔루션 구축 차별화
기업 원격근무체계 혁신 서비스
재택근무 통합솔루션 '홈피스 올인원팩'
정부 바우처·특별 할인 40만원대 공급
빅데이터 활용한 인공지능 금융
중소기업 매출채권 팩토링 '황금두꺼비'
담보 보증없이 온라인서 단기 자금조달
■디지털 뉴딜의 미래 모델로 제시=올 6월1일 정부는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신성장 동력 발굴 핵심 사업으로 '한국판 뉴딜(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을 발표했다. 5년간 76조원을 투입해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추구한다는 정부 발표가 나왔을 때 '더 구체적인 정책 모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6월18일 디지털 뉴딜과 관련된 첫 행보를 춘천시 남산면에 위치한 더존ICT그룹 강촌캠퍼스(본사)에서 시작했다. 정책 당국이 '디지털 뉴딜의 모델'로 더존비즈온에 주목한 것이다.
왜 더존비즈온이었을까. 이유는 크게 3가지가 꼽힌다. 첫 번째는 더존비즈온이 빅데이터 플랫폼 비즈니스 분야 사업 모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ERP(전사적자원관리) 공급회사로 출발해 고객사만 12만여개사를 확보하고, 국내 소프트웨어 분야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성장한 더존비즈온은 유망 산업인 '클라우드 산업'에 주목하며 2011년 춘천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중 최초로 자체 데이터센터인 'D-클라우드센터'를 구축하고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를 개발해왔다.
두 번째는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에게 화두가 된 '원격 근무 체계 구축'에 발 빠르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더존비즈온은 세무회계 사무소의 업무, 비즈니스 전반을 빅데이터 기반의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통합정보시스템인 '위하고 티(WEHAGO T)'를 지난해 6월에 출시했다.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위하고 내에 다양한 서비스 중 재택근무 통합 패키지를 특별 구성해 무상 제공하면서 주목받았다.
세 번째는 디지털 분야에서 '벤처기업→중견기업'으로 성장한 대표 사례이기 때문이다. 1991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출발한 더존비즈온은 현재 시가총액 3조6,000억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올해도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원격근무 솔루션 '홈피스 올인원 팩' 출시=더존비즈온은 코로나19로 발생한 시장 수요(Needs)를 충족시킬 제품, 서비스를 선보였다. 원격근무를 포함한 비대면 업무환경 구축에 최적인 '홈피스 올인원 팩'이 대표적이다. 이는 더존비즈온의 오랜 노하우가 축적된 제품·서비스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화상회의, 메신저, 원격 접속 등 단편적인 비대면 솔루션이 아닌 통합적이고 즉각적으로 비대면 근무체계 전환이 가능한 솔루션이다. 코로나19 이전에 개발 완료된 클라우드 기반의 비즈니스 플랫폼 '위하고(WEHAGO)'를 통해 제공되기 때문이다.
'홈피스 올인원 팩'은 기업의 모든 업무가 비대면에서도 이뤄질 수 있도록 필수 서비스가 총망라됐다.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화된 회계관리, 세무신고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또 기업의 인사·급여관리 솔루션은 물론 원격접속, 화상회의, 채팅, 기업 전용 메시지, 메일, 팩스, 전자결재, 웹오피스, 문서협업솔루션, 웹스토리지 등이 포함됐다. 이처럼 '홈피스 올인원 팩'은 1~2개 솔루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기업의 비대면 업무 환경을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도입 기업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핵심인 '언제 어디서나' PC와 스마트폰 등 어떤 기기로든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가격 전략도 과감하게 세웠다. '홈피스 올인원 팩'의 서비스 가격은 패키지 구성에 따라 500만~800만원대에 달하는데, 여기서 최대 57%까지 특별할인해 시중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디지털 뉴딜 선도기업'으로 주목받은 데 대한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고 '디지털 전환'이라는 국가 경제 과제에 기여한다는 취지에서다. 무엇보다 고객사인 중소기업들의 경영난 고충을 분담한다는 의미도 담겼다. 기업 간의 연결로 만들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중요시하는 디지털 기업의 경영 방향이 담긴 의사결정이다.
더존비즈온은 중소벤처기업부가 디지털 뉴딜 핵심사업으로 추진하는 '중소기업 원격근무 체계 구축'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내년까지 전국 16만개의 중소기업에 비대면 근무환경 체계를 구축하는 'K-비대면 바우처 플랫폼' 사업에 솔루션 공급사로 지난달 선정됐다. 솔루션 수요기업에게는 정부가 400만원 한도에서 바우처를 지급한다. 더존비즈온의 특별할인정책까지 더하면 각 기업들은 40만원이란 가격대로 홈피스 올인원 팩을 도입할 수 있다.
■회계 빅데이터 활용한 인공지능 금융서비스=더존비즈온은 빅데이터로 중소·중견기업의 경영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모델도 제시했다. 지난달 출시한 매출채권 팩토링 서비스 '황금두꺼비'는 기업들이 상거래하며 발생한 외상 매출채권을 금융기관이 매입해 주는 혁신 금융서비스다. 더존비즈온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중소기업 회계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도 새롭게 선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기반의 조기경보모형, 진성거래 판별모형, 거래위험 평가모형, 한국형 상거래위험지수(D-Pay Index)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처럼 상환 청구권이 없는 팩토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 창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소·중견기업들은 판매 대금 등을 단기간에 현금화할 수 있다. 이 서비스 역시 더존비즈온의 비즈니스 플랫폼인 위하고(WEHAGO)를 통해 빠르고 간편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서비스 신청부터 심사, 대금 입금 및 상환의 전 과정을 자동화해 편의성도 극대화했다. 담보나 보증이 필요 없고 복잡한 서류 준비나 오프라인 방문 없이도 온라인에서 비대면으로 이용할 수 있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매출채권 팩토링 이용 기업은 상환 의무가 없기 때문에 연쇄 도산의 위험이 사라진다”며 “금융 지원이 필요한 경쟁력이 있는 중소·중견기업에 단비와 같은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존비즈온은 이처럼 빅데이터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올 9월 한국정보화진흥원(NIA)과 함께 '중소·중견기업의 혁신 서비스 발굴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송호철 더존비즈온 플랫폼사업부문 대표(상무)는 “지속적인 정부의 데이터 활성화 정책 지원을 통해 우수한 데이터 기반 혁신 서비스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정책 기조에 발맞춰 공공과 민간협력을 통해 산업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