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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샤머니즘과 휴머니즘이 공존하는 ‘뒷전'<무당이 가장 마지막에 하는 굿>

황루시 명예교수 저서

떠도는 잡귀·잡신 달래는 의식

죽은 자 한 풀고 산 자 위로거네

흔히 ‘뒷전'이란 말은 중요하지 않은 일, 나중으로 미뤄 두는 말로 활용된다.

무속에서의 뒷전은 무당이 가장 마지막에 하는 굿을 지칭한다. 여러 날에 걸쳐 신들을 모두 대접한 뒤 철상을 하고 밖으로 나와 떠도는 잡귀와 잡신들을 달래는 의식으로 칭한다.

중요하지 않아서 마지막으로 미뤄 뒀다기보다 ‘아무리 굿을 잘해도 잡귀들을 잘 대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 돼 버리기 때문이란 게 무속 세계의 시각이란다.

민속학자인 황루시 가톨릭관동대 명예교수가 쓴 ‘뒷전의 주인공'은 우리 무속에서 뒷전의 제대로 된 모습을 추적한다. 그 속에서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너는 참 소중한 존재야'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동해안 별신굿에서는 전쟁에서 전사한 ‘병정 귀신'이, 순천 삼설양굿에서는 여순사건 때 ‘총 맞아 죽은 귀신', 전라도 삼설양굿에서는 사회에서 천대받는 ‘떠돌이 노래패' 등이 등장한다. 참 서러운 인생을 살다 간 이들이 뒷전에서 마음껏 춤추고 노래하며 위로를 받는다.

황 교수는 뒷전의 인물들을 장애인, 여성, 동시대의 소외된 서민 등 힘없는 존재로 규정한다. 그러면서 뒷전은 소외된 이웃의 아픔을 공감하고, 이들을 기억하고 보듬으며 화해를 시도하는 행위로 본다. 뒷전은 샤머니즘 속에서 죽은 자의 한을 풀고, 산 자를 위로하는 휴머니즘 요소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작고 보잘 것 없는 존재도 귀하게 여기는 것이 무속의 본래 모습”이라고 말한다. 지식의날개 刊. 274쪽. 1만7,000원.

허남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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