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80만
사회일반

전장연, 지하철 시위 재개…2·3호선 출근길 혼잡 빚어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이동권 대책이 미흡하다며 21일 오전 지하철 탑승 시위를 다시 시작해 출근길 혼잡이 빚어졌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가 끝내 공식적으로 답변을 주지 않았다"며 "인수위 브리핑은 그 이전에 20년간 양당 정권이 집권했을 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이야기에 불과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박 대표는 "이제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5월 2일 인사청문회에서 답해야 한다"며 "만약 추경호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장애인권리예산에 대한 입장발표를 한다고 약속한다면 그 약속을 믿고 입장발표의 날까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멈추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 약속도 하지 않는다면 부득이 답변을 받을 때까지 지속해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매일 경복궁역에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5월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매일 삭발투쟁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3호선 지하철에 올라탄 뒤 휠체어에서 내려 열차 바닥을 기었다. 다른 전장연 소속 장애인들도 휠체어에서 내려 '오체투지' 행진에 동참했다.

박 대표는 '특별교통수단 운영비 예산 보장하라' 등이 적힌 피켓 스티커를 바닥에 붙여가며 힘겹게 양팔로 몸을 끌었다.

같은 시간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도 전장연 활동가들이 휠체어에서 내린 뒤 줄지어 열차 바닥에 엎드려 행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3호선은 양 방면이 오전 7시 40분께부터 운행이 지연 중이며 2호선도 7시 40분께부터 지연됐다가 내선 방향부터 운행을 재개한 상황이다.

전장연은 장애인의 날인 전날 "인수위에서 브리핑한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기는커녕, 21년째 외치고 있는 장애인들의 기본적인 시민권을 보장하기에 너무나 동떨어지고 추상적인 검토에 불과했다"며 "이에 21일 오전 7시부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2호선 시청역·5호선 광화문역 세 군데에서 동시에 '출근길 지하철을 탑니다'를 진행하려 한다"고 예고했다.

전장연은 "인수위는 전장연에서 제시한 2023년에 반영돼야 할 장애인 권리예산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며 "이번 브리핑이 전장연의 제안을 검토한 결과라면 더는 소통을 통한 장애인들의 시민권 보장이 의미를 지니기 어려울 것이라는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시위 재개 배경을 설명했다.

이정훈기자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