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당원들은 14일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토킹 끝에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전주환(31·구속)의 첫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에게 징계를 내려달라고 사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17일부터 스토킹 범죄 강력 처벌과 전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의 징계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여 나흘 만인 전날 오전 10시 기준 약 2천300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씨는 범행 이전인 지난해 10월 피해자에게 불법 촬영물을 전송하며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가 경찰에 긴급체포됐으나 법원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전씨가 선고 전날인 이달 14일 피해자를 살해하자 영장을 기각한 법원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당원들은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중심의 사고와 판결"이라며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에도 이어지는 여성 대상 범죄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은 재판부와 방관해온 정부가 공범"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은 이날 전씨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징역 9년이라는 중형을 받게 된 게 다 피해자 탓이라는 원망에 사무쳐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일) 이전에 찾아갔을 때 피해자를 마주쳤다면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고 본다"며 "피해자에 대한 복잡한 심경이 있었던 것 같은데 선고를 앞두고 범행 당일에는 최종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선고전 마지막 날인 14일 피해자 이전 주소지 근처를 2시간 정도 배회했지만 피해자를 만나지 못하자 역으로 찾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피해자의 근무지와 근무시간까지 조회한 뒤 근무지에서 범행한 점, 샤워캡과 장갑 등 범행도구를 집에서부터 챙겨서 온 점, GPS 조작 애플리케이션을 휴대전화에 설치한 점 등 계획범죄로 볼만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기소된 뒤 '내 인생은 끝났다'고 생각해 죽을 생각으로 흉기를 구입했다고 진술했다"며 "샤워캡은 범행 현장에 머리카락이 빠져 증거가 남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7시30분께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전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포토라인에 서서 피해자를 불법촬영하고 스토킹한 것을 인정하느냐는 물음에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죄송하다'는 말 외에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제가 진짜 미친 짓을 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범행 이튿날 예정됐던 재판에 출석하려고 했던 게 맞느냐는 물음에는 "그건 맞다"면서 범행 후 도주하려고 했느냐는 말엔 "그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