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전이 그 어느 때 보다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강원지역 언론 중 유일하게 18개 시·군 판세 여론조사를 연재 중인 강원일보는 6·3 지방선거를 한달 앞두고 민생 현장을 찾아 민심을 직접 듣고 소개한다.
#1 강릉은 강원 보수의 아성이다. 2022년 직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는 강릉에서 득표율 58.02%를 기록했다. 춘천(53.09%), 원주(49.82%)보다 훨씬 높은 수치였다. 보수정당은 단 한번도 강릉시장 자리를 놓친 바 없다. 하지만 이번엔 전국적으로 불고있는 강력한 더불어민주당 바람 앞에 강릉의 판세도 예측 불가다.
#2 지난달 29일 강릉 최대 번화가인 월화거리. 80대 남성 2명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둘은 친구 사이라고 했다. 기자임을 밝히고 선거 분위기를 물었다. 월남전 참전용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A(80)씨가 “김진태야 말로 바른 말 잘하는 사람 아이나, 그 우상호는 당 때문에 된 거고”라고 말문을 열었다. 친구 한모(80)씨가 발끈했다. 한씨는 “뭐이나 모르는 소리 말어…우상호씨는 돌아가신 이해찬씨가 아끼던 사람이오, 서울시장 선거때도 인물이 아깝다 그랬어”라고 했다. A씨는 못마땅한 듯 “쳇 철학자일세 철학자야”라고 했다.
절친 간의 말다툼처럼 강릉은 지난해 최악의 가뭄이라는 유례없는 일을 겪은 이후 ‘보수의 전통’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강릉 중앙시장 정육점 대표 박영찬(80)씨는 “강릉은 뭐…죽더라도 국민의힘 찍어야지 안켓나. 부족한 건 보완하면서 가는 게 맞지. 새로 들어오면 또 다 뒤집고 처음부터 해야 되는데 그게 더 손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계수리공 서명석(95)씨도 “김홍규 시장이 완벽하다고는 못 해도, 가뭄 같은 건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이고, 전체적으로 무난했다. 시장도 도지사도 두 번 믿고 찍어주면 더 잘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반면 시장에서 만난 시민 이종인(77)씨는 “국민의힘은 이제 못 믿겠다. 작년에 가뭄으로 난리였는데 지금도 오봉댐 바닥 보인다니까, 대통령까지 왔는데 시장이 제대로 얘기 한마디 못 하는 거 보고 더 답답했지”라고 했다.
평생을 금융업에 종사했다는 B(70·강릉 교동)씨는 “백중세다. 5% 안에서 결정될 것 같다”면서 “김홍규 후보는 지난해 가뭄 때문에 돌아선 시민들이 많은데 그걸 회복해야 한다. 김중남 후보도 나름 그동안 선거 나오면서 이름을 많이 알렸다”고 말했다.
주문진의 표심도 변수다. 강릉 시내와 다른 생활권인데다 김진태 후보가 주문진에 강원도청 2청사(글로벌본부)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주문진에서 광고업체를 운영 중인 장웅규(67)씨는 “강원도청 2청사가 주문진에 들어오고 난 뒤 사람 오가는 분위기가 이전보다 많이 생겼죠”라며 “국민의힘이 너무 못하지만 ‘미워도 한번 더’ 그런 마음이 있다. 김진태 지사를 밀어줘서 지금 추진하던 일들을 마무리하게 하는 게 낫다고 봐요. 사람이 바뀌면 또 다 바꾸고...솔직히 혼란스럽잖아요”라고 했다.
하지만 식당 주인 C씨는 “직원들이 거진 춘천이나 강릉 시내에서 출퇴근 한다는데 저녁이면 썰렁한 건 매한가지”라며 “시내에 비해 주문진은 관광객도 줄어들고 경기는 계속 싸늘해요”라고 한탄했다. 강릉=최기영·손지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