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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5층→22층?’ 양양 경관 훼손하는 대기업의 이상한 층수 변경

[집중기획]동해안 천혜 경관이 사라진다
대기업 계열사 양양 해변 요충지에
5층 계획했던 건물 22층으로 변경
바다 경관 물론 송림 훼손 불가피
업체 “층수변경·경관도 이상무

양양군 현남면에 진행 중인 지경 관광지 조성사업이 본공사는 시작도 못한채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양양=권태명기자

국내 대기업 계열사인 (주)LF스퀘어씨사이드가 양양군 현남면의 한적한 해변에 22층에 달하는 초고층 호텔·아울렛을 추진, ‘경관·환경 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사업은 2014년 처음 추진된 이후 8년째 지지부진하다가 최근 동해안의 개발 붐을 타고 당초 지상 5층 규모로 짓겠다던 건물을 갑자기 19~22층으로 높이겠다고 변경해 의혹이 일고 있다.

■114m 초고층 홀로 우뚝, 경관 파괴=지난 5일 양양군 현남면 지경리 해변, 해안도로를 따라 15만7,699㎡ 면적의 송림이 높이 2m 이상의 철제펜스에 둘러싸여 있었다. 동해고속도로 남양양TG와 불과 5분 거리로 서울양양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모두 이용 가능한 최고의 접근성을 지닌 알짜배기 땅이다.

이 일대는 (주)LF스퀘어씨사이드가 2014년부터 호텔과 아울렛 건설 등을 추진했으나 차일피일 미루다가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된 이후 2019년부터 사업을 한 곳이다.

당초 호텔 조성계획은 최고 5층이었으나 사업자는 돌연 초고층인 29층으로 짓겠다고 사업계획을 변경했고 원주지방환경청과의 협의 과정에서 25층, 27층으로 규모가 줄었다가 다시 19층과 22층으로 최종 조정됐다.

22층 건물은 높이 114.8m 폭 140m, 19층 건물은 높이 94.8m 폭 135m에 달한다. 주변 반경 2.5㎞이내 5층 높이의 건물조차 전무한 상황에서 실제 압도적인 크기의 초고층 건물이 홀로 우뚝 솟아 해안경관이 훼손될 수 밖에 없다. 직선으로 1.5㎞ 가량 떨어진 관광지인 남애항에서 바라볼 경우 백두대간을 모두 가려 버린다.

원주지방환경청에서도 “고층 건물이 해변에 위압적이고 돌출적인 경관을 형성함에 따라 건축물의 규모 축소 및 배치·형태의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우려를 제시하기도 했다.

■해안침식, 3000그루 송림 훼손=사업 부지는 모래사장과 맞닿은 사구에 자리잡고 있으며 해안선과의 거리는 20여m에 불과하다. 더욱이 정부는 지난 4월 인근 해변을 ‘연안 침식 관리구역’으로 지정했다. 고층건물에 대규모 시설이 들어설 경우 해안 침식이 우려된다는 것이 전문가 등의 진단이다.

사업 부지가 자리잡은 남애항~지경해수욕장 구간 3㎞ 가량은 동해안만의 특징인 송림이 빽빽이 조성돼 있다. 사업부지에만 최대 3,102그루 가량의 소나무 등이 자라고 있어 숲의 대규모 훼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환경청은 해당부지의 우수한 송림 10% 가량을 인근 낙산해변 등으로 옮겨 심고 나머지 수목들도 최대한 부지내에 보존하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사업자측에서 일부 해송을 인근으로 이식했으나 고사하고 말았다.

현재 이 사업은 원주지방환경청의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양양군의 지구단위계획 결정 공동위원회를 받고 있으며 앞으로 강원도로부터 관광지 지정 조성계획 승인과 양양군의 건축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께 승인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사업자 “시뮬레이션 거쳤다”=이에 대해 양양군 관계자는 “동해안의 유일한 아울렛이라는 특수성 등을 반영했다. 해안침식의 경우 정부의 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있는만큼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주)LF스퀘어씨사이드측 관계자는 “경관의 측면에서는 원주지방환경청과 협의를 거쳐 최고 29층 3개동으로 지으려다 19, 22층 2개동으로 조정했고 경관 시뮬레이션도 거쳤다”며 “송림 보존 방안은 현 시점에서 가장 큰 고민으로 일부는 원형으로 보존하고 이식 예정인 해송도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 자문을 구하는 중” 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