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가 계속되면서 농작물에 이어 축산농가에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잦은 비로 볏짚이 젖어 소 먹이로 쓰기 어려워지면서 '볏짚 품귀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고성에서 소 120마리를 키우는 윤미아(48)씨는 매년 볏짚을 말려 가축 사료로 사용했지만 올해는 가을장마로 볏짚이 마를 날이 없어 전량 수입건초로 대체하고 있다. 윤씨는 “그치지 않는 비에 벼를 베지도, 볏짚을 말리지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수입건초는 국산에 비해 1㎏당 단가가 40% 가량 비싸 사육비용 부담이 커졌다”고 막막해했다. 인근 축산업자 김병만(57)씨도 “젖은 벼는 으스러져서 소도 먹지 않는다. 축협에서 수급하는 수입건초를 사서 아껴 먹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양양에서 벼농사와 축산업을 같이 하는 박주욱(64)씨는 “비가 계속 내려 논이 물에 잠겨 있어 보기만 해도 막막하다”면서 “날씨가 좋아져 볏집 수확할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강원 영동지역에는 이번달 현재까지 26일 중 21일간 비가 내렸다. 이에 이미 볏짚 수급차질은 현실화되고 축산농가 피해는 확대되고 있다.
곤포(250㎏) 기준 볏짚 가격은 2023년 6만7,000원에서 올해 10월 8만원까지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강원도의 경우 소 50마리 이상을 키우는 전업농가 수가 한육우 1,519곳, 한우 1,508곳, 젖소 152곳 등에 달해 사료 부족에 따른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부랴부랴 축산농사 사료 수급대책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조사료 수확이 완료되는 11월 중순 이후 전국 지방자치단체 담당자와 회의를 거쳐 조사료 수급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