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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The 초점]강원특별자치도의 비전 설정이 중요한 이유

김길수 강원도의회 특별자치도지원특위 위원장

우리 강원도는 2022년 6월 10일 역사적인 날을 맞이했다. 바로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법류 제18875호, 23개조항, 부칙5조항) 제정된 날이다. 딱 1년 뒤, 금년 6월 11일 강원도는 628년만에 강원도라는 이름을 역사에 새기고 ‘강원특별자치도’로 새로운 출범을 앞두고 있다.

300만 내외 강원도민들의 큰 기대와 희망을 안고 준비하는 강원특별자치도의 출범은 그 성공을 가늠하는 여러 가지 요건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강원특별자치도가 지향하는 비전과 목표를 어디에 두느냐’ 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비전과 목표는 바로 우리 강원특별자치도가 나아가는 지향점이자 지속가능성을 가지고 성장과 도약을 보장받는 가장 중요한 추진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강원도는 지금 이러한 비전을 준비하고 확정하는 단계에 있다. 2006년 7월1일 출범한 제주특별자치도는 ‘국제자유도시 조성’이 비전이고, 2012년 7월1일 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의 비전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이다.

그런데 제주와 세종은 국가정책의 방향성과 대통령의 의지를 바탕으로 제주특별자치도와 세종특별자치시로 출범, 진행되었고 비전과 목표도 중앙정부의 의지를 반영해서 결정했다. 그러나 강원도는 강원도민이 오랜시간 정부에 요청하고 설득하여 특별자치도의 지위를 얻었고, 목표와 비전도 스스로 제시하고 만들어 내야 한다.

강원특별자치도 비전 설정의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다음의 네 가지 요소를 고민해야 한다.

첫째, 실현가능성이다. 아무리 멋지고 화려한 비전을 설정하여도 실현가능성이 없다면 그림의 떡이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는 시각에서 미래지향적인 큰 그림을 그려서 이것이 실현가능할 때 강원특별자치도의 변화와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두 번째, 공감성이다. 강원특별자치도의 비전은 가장 먼저 도민들에게 공감을 얻어야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들과 정부의 관심을 이끌어 내고 ‘아! 강원도니까 이런 비전을 만들었구나’ 하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전 국민이 바라는 보편성을 갖기 위해서는 청정 강원, 깨끗한 산림환경, 산소탱크로서의 환경 친화적 이미지가 포함된 비전이라 할 수 있다.

세 번째는 특화성이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제시한 비전이 다른 지역의 특징과 비교해 독보적이거나 차별적 우월성의 요소가 있어야 한다. 동해항과 속초항을 중심으로한 북방진출거점지, 산림면적과 우수자연생태계 전국1위, 백두대간, DMZ, 데이터산업, 바이오, 디지털헬스케어, 이모빌리티, 친환경 농·임·축·수산업을 중심으로한 생명·건강산업 등 권역별· 지역적 특화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네 번째는 지속가능성이다.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가 지속되고 생명력이 있으며, 대한민국과 전세계가 추구하는 지향점이나 목표와도 일치해서 강원특별자치도의 도약과 성장에 지속성을 가지는 비전이다. 물고기를 받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그물을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강원특별자치도와 도민만을 위한 비전과 목표설정은 국민적 그리고 국가적 호응을 얻을 수 없다. 강원도가 낙후되었다는 이유로 특별한 배려를 요구하는 수준에서 그쳐서도 안 된다. 강원도만이 가진 강점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탄소중립의 국제도시 건설’과 같은 국가적 당면과제를 강원특별자치도가 먼저 실천하고, 요구만하는 것이 아닌 선도하겠다는 희생적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강원특별자치도의 가장 성공적 출범은 바로 국민적, 국가적 공감대와 호응을 받을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비전 준비의 고뇌와 제시가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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