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이 가는 길은 곧 아시아 축구의 역사다.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전에서 대망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0호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2015년 잉글랜드 무대를 밟은 뒤 자신의 EPL 두 번째 경기였던 2015년 9월20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리며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7년 7개월여 만에 손흥민은 100번째 골을 기록하며 EPL의 전설로 남게 됐다.
이렇게 100호골 고지를 밟는 여정에서 손흥민은 수많은 기록을 세워왔다. 2017년 11월5일 손흥민은 자신의 데뷔골 상대였던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로 EPL 통산 20호골을 기록하며 박지성을 제치고 아시아 선수 EPL 최다골 기록 보유자가 됐다.
2019년 12월8일에는 손흥민 개인 커리어는 물론, 세계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원더골을 작렬한다. 번리를 상대로 홀로 70여m를 단독 질주한 뒤 침착하게 마무리, 한 해동안 전 세계에서 최고의 골을 넣은 선수에게 수여되는 ‘FIFA 푸스카스상’의 주인공이 된다.

2020년 9월20일 사우샘프턴을 상대로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을 갈아치운다. 이날 무려 4골을 터트리며 아시아 선수 EPL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을 세웠다. 당시 4골을 모두 해리 케인이 도왔는데 EPL 역사상 선수 1명이 다른 선수 1명이 기록한 4골을 모두 도운 것은 이 때가 처음이다. 현재까지도 영혼의 단짝으로 활약하고 있는 ‘손-케 듀오’의 위력을 보여준 장면이다.
직전 시즌인 2021~2022시즌에는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득점인 23골을 기록하며 아시아 최초의 EPL 골든부츠(득점왕) 수상자가 된다. EPL은 물론 유럽 5대 빅리그에서 득점왕을 기록한 아시아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하다. 더불어 이란의 자한바크시가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에서 세웠던 아시아 선수의 유럽 1부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21골)을 경신하며 새 기록의 주인이 됐다.
영국 ‘BBC’는 EPL 100호골 기록한 손흥민을 두고 “아시아가 낳은 최초의 글로벌 슈퍼스타”라고 극찬했다. BBC의 표현대로 손흥민은 차범근, 박지성 등을 제치고 아시아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이미 그의 활약은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축구 꿈나무들의 꿈이다.
손흥민은 100호골을 넣은 뒤 “모든 아시아 선수, 특히 한국 선수들이 저의 성과를 보고 그들도 할 수 있다고 믿기를 바란다”며 “나는 어린 선수들을 돕는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 아시아 선수가 EPL에서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었으면 좋겠다”고 ‘아시아의 슈퍼스타’다운 소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