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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발언대]철저한 불씨 관리로 ‘양간지풍’(襄杆之風) 이겨내자

김정황 양양국유림관리소장

며칠째 백두대간 능선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에 마음은 더욱 긴장된다. 양간지풍의 본고장인 이곳 양양과 고성(간성) 지역의 산림관리를 맡은 필자에게 그 긴장감은 이미 상상을 초월한다. 그것은 바로 이 지역에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대형산불의 악몽 때문이다.

산불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는 바람, 습도, 수종, 지형 등이 있는데 대형산불은 이 중에서 첫 번째 요소인 바람과 직접 관련이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산불은 대형화가 되지만 유독 이곳 강원 동해안 지역 대형산불의 피해 규모가 크고 발생빈도가 높은 이유는 바로 지금 이 지역에 불어오는 ‘양간지풍’이라는 강한 바람 때문이다. 3월과 5월 사이에 백두대간을 넘어 동해안으로 내달리는 이 바람은 따뜻해지는 기온과 함께 주변을 더욱 건조하게 만들고 손톱만큼 작은 불씨를 금세 걷잡을 수 없는 대형산불로 만든다. 그 산불은 산림은 물론 산림 주변의 주택으로 번져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거나 막대한 재산 손실을 입혀 피해 주민들에게는 절대로 잊을 수 없는 크고도 아픈 상처를 남긴다.

모든 재난은 발생 시에 신속한 대응과 조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사전 예방이며, 발생 원인을 잘 분석하여 대비하면 이를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다. 산림청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산불 발생의 주요 원인 중 첫 번째는 입산자 실화(32.9%), 두 번째는 쓰레기 소각(12.6%), 세 번째는 농산부산물 소각(11.9%), 네 번째는 담뱃불 실화(6.0%) 등으로 분석되어 있다. 산림청에서는 이러한 원인별 산불 예방대책을 만들어 지방자치단체, 소방서 등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적극 대응하고 있다. 산불조심기간에는 위험한 지역에 입산 통제를 시행해 입산자 실화를 차단하고, 농산촌 주민의 쓰레기 소각 방지를 위해 쓰레기봉투 제공 및 농산부산물 파쇄를 지원하는 등 산불 원인 사전제거와 동시에 지능형 CCTV, 산불감시드론 등을 운영하여 산불을 예방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예방 노력도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절대로 좋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대형산불 사례로 잘 알고 있다.

4월에 접어들면서 양간지풍은 점점 기승을 부려 대형산불의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다. 산림보호법 제53조에 담배꽁초 투기, 쓰레기 소각 등 ‘실수로 산불을 내어도 3년 이하의 징역과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비단 처벌 규정이 아니더라도 자칫 한순간의 방심과 소홀로 인해 국가와 지역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자신과 가족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수 있으므로, 항상 철저한 주변 불씨 관리를 생활화하여 주시길 주민들께 간곡히 호소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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