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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마약 상습 투약' 유아인 징역 1년 실형 법정구속 …"의존도 심각해 재범 위험"

대마 흡연 혐의 유씨 지인 최모씨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기소된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4.9.3 사진=연합뉴스

속보=프로포폴 등 마약류를 상습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배우 유아인(38·본명 엄홍식)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3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유씨에게 징역 1년과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150여만원 추징, 약물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명령도 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공판에 출석한 유씨는 선고 직전에는 잠시 미소를 보이기도 했지만, 실형이 선고돼 구속되자 무표정한 얼굴로 구치감으로 향했다.

재판부는 "의료진의 경고에도 수면마취제와 수면제 의존에 더불어 대마까지 흡연하는 등 마약류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의존도가 심각한 것으로 보여 재범의 위험성이 낮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범행기간과 횟수, 방법, 수량 등에 비춰 비난의 여지가 상당하다"며 "관련 법령이 정한 관리 방법의 허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어서 죄질도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오랜 기간 수면장애, 우울증 등을 앓아왔고, 의료용 마약류를 상습 투약·매수하게 된 동기가 주로 잠을 잘 수 없었던 고통 때문으로 참작할 바가 있다"며 "피고인 스스로 의존성을 고백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 7월 24일 열린 유씨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4년에 벌금 200만원, 추징금 154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유명 연예인으로 재력과 유명세를 이용해 의사를 속이며 5억 원 상당의 돈으로 마약을 타인 명의로 불법 취득했다"며 "자신의 사회적 영향력으로 죄를 덮기 위해 불법한 행위를 했다"고 질책했다.

유씨는 결심공판에서 "저의 잘못들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사죄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훨씬 더 건강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저를 아껴주신 많은 분께 보답하고,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기소된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4.9.3

한편, 함께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씨의 지인 최모(33)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약물 프로그램 40시간 수강 명령을 내렸다.

앞서 유씨는 2020년 9월부터 2023년 1월까지 14개 의원에서 미용 시술의 수면 마취를 빙자해 181차례에 걸쳐 총 5억원 상당의 의료용 프로포폴 등을 상습적으로 매수·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유씨가 투약한 것으로 확인된 의료용 마약류는 프로포폴 9,635.7㎖, 미다졸람 567㎎, 케타민 11.5㎎, 레미마졸람 200㎎ 등 4종으로 조사됐다.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44차례 타인 명의로 수면제 스틸녹스정·자낙스정 등 1천100여정을 불법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도 있다.

올해 1월 최씨 등 4명과 함께 미국에서 대마를 흡연하고, 다른 이에게 흡연을 교사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재판부는 대마흡연, 의료용 마약류 상습투약, 타인 명의 상습 매수 등은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유씨는 의사가 발급한 처방전으로 마약류를 샀으므로 마약류관리법상 예외규정에 해당해 무죄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직접 진찰을 받은 후 환자 명의로 받은 처방전에만 해당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마 흡연 교사 혐의와 수사가 시작됐을 때 지인들에게 휴대전화 내용을 다 지우라고 요구한 증거인멸 교사 혐의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기소된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4.9.3 사진=연합뉴스

범행을 숨기려 공범인 유튜버 양모씨를 해외로 도피시키고, 다른 공범에 대해선 진술을 번복하도록 회유·협박한 최씨의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수사 단계에서 경찰과 검찰은 한 차례씩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지난해 9월 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공소장에는 유씨의 대마 흡연교사 혐의가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해 1월 2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숙소 내 야외 수영장에서 일행과 대마를 흡연했는데, 브이로그 동영상 촬영차 수영장을 찾은 유튜버 양씨가 이 장면을 목격하자 "너도 한번 이제 해볼 때가 되지 않았냐"며 대마를 권한 것으로 조사됐다.

양씨가 자신의 대마 흡연 사실을 외부에 알릴 것을 우려해 그를 '공범'으로 만들려고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유씨는 대마 흡연 경험이 없는 양씨가 대마를 입에 대고 피우는 시늉만 하자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깊이 들이마시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공소장에 적었다. 유씨 일행과 양씨는 이튿날에도 같은 장소에서 함께 대마를 흡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행 B씨는 추후 양씨가 경찰에 대마 공동 흡연 사실에 관해 진술하자 검찰 조사에서는 이를 번복할 것을 종용하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대마 흡연 사실을 공론화해 유튜버로의 복귀를 방해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보복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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