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박대성(구속·30)이 전남 순천에서 길을 걷던 10대 여성 청소년을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사건이 발생한 시각에 순천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음주 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순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26일 오전 1시께 순천시 연향동 한 도로에서 순천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A 경장이 이륜차와 접촉 사고를 냈다.
A 경장의 음주운전을 의심하고 뒤쫓던 이륜차와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A 경장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 경장을 음주 사고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고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A 경장이 음주 사고를 낸 시각인 같은 날 0시 44분께 순천시 조례동에서는 박대성이 길을 걷던 A(18)양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살해 후 가게로 돌아가 신발을 바꿔 신은 박대성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흉기를 옷으로 가려 몸에 지닌 채 거리를 걷다가 주변 술집으로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그곳에서 혼자 소주 1병을 마시고 술집을 나와 인근 노래방에 들어갔다.
노래방을 나온 박대성은 근처 주차장에 흉기를 버렸고, 주차 차량을 이유 없이 발로 차다가 이를 목격한 차량 주인과 시비가 붙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이처럼 박대성은 범행 이후에도 2시간여동안 흉기를 지닌 채 술집과 노래방을 돌아다녔고, 더구나 살인 후 웃으며 걸어가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돼 사회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일면식도 없는 A양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박대성은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정확한 동기를 진술하지 않았다.
그는 경찰에서 "(범행 당시)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장사도 안돼 소주를 네 병 정도 마셨다. 범행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대성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묻지마 범행'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고 수단의 잔인성, 중대한 피해, 국민의 알권리, 재범 방지 등을 고려해 박대성의 신상과 머그샷 얼굴 사진 등을 공개했다. 전남경찰청이 흉악범죄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한 사례는 박대성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