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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강원지역 올해 음식점·유통업체 폐업률 2015년 이후 가장 높아”

한국은행 강원본부 ‘최근 강원지역 자영업자 폐업 현황’
올해 폐업률 음식점 10.6%, 소매업 4.6% 예상, 10년 새 가장 높아
취약차주 대출·자영업자 상호금융 대출 비중 급증 ‘부채의 질’ 악화

◇사진=강원일보DB

강원지역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 더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2년 8.1% 수준이었던 음식점의 폐업률이 올해 10.6%까지 뛰었다.

원주 무실동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다 지난 4월 식당 문을 닫은 A씨(65)는 “10년 정도 식당 운영을 했지만 지난해와 올해가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춘천에서 커피와 디저트를 전문으로 파는 B씨(41)는 최근 영업을 중단했고, 강릉에서 중화요리집을 운영하던 C씨(36)도 경영난으로 올해 초 폐업을 선택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고비를 간신히 넘겼지만, 오히려 지원금이 끊기고 불황에 금리까지 높아져 임대료와 인건비도 벌기 힘들다”고 말했다.

강원지역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면서 올해 도내 음식점과 소매(유통)업체 폐업률이 최근 10년 새 가장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따라 재취업과 재창업 지원을 통해 폐업 자영업자의 연착륙을 유도하고 준비되지 않은 ‘회전문 창업’ 방지와 자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21일 발표한 ‘강원경제메모-최근 강원지역 자영업자 폐업 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 에 따르면 강원지역 자영업자 폐업률은 2021년 9.5%, 2022년 9.2%에 이어 지난해 9.8%로 상승했다.

특히 음식점업, 소매업의 폐업이 크게 늘었다. 음식점 폐업률(연도별 1~9월)은 2021년 7.3%, 2022년 8.1%, 2023년 10%에 이어 올해(10~12월은 추정) 10.6%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2019년 2.8%대였던 소매업 폐업률도 2020년 3.3%, 2023년 3.8%로 늘어났고 올해는 4.6%로 추정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강원지역 자영업자의 대출(잔액, 차주 수)이 올들어 감소세로 전환됐지만 취약차주 대출과 비은행 비중이 늘어나면서 부채의 질이 더욱 악화됐다는 점이다.

강원지역 취약차주 1인당 대출액은 2022년 말 1억9,800만원에서 올 6월 2억1,000만원으로 11.1% 늘었다. 강원지역 자영업자의 상호금융 대출 비중은 2019년 말 36.6%에서 2022년 말 47.5%, 올 6월 말 50.3%로 급증해 전국(30.5%)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김동욱 한국은행 강원본부 기획금융팀 과장은 “현재의 자영업자 폐업 증가는 일차적으로 코로나19 이후 지원책 만료, 고금리·고물가 누적으로 인한 내수 부진 등의 영향으로, 특히 강원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자영업자 비중이 높아 내수 부진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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