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를 이끌었고, 앞으로 미래를 견인할 핵심 산업은 단연 반도체다.
현재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반도체 경쟁력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국가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강원특별자치도와 원주시는 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확장지로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강원자치도는 정부의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정책에 발맞춰 인력양성, 테스트베드 구축, 부지조성, 기업유치 등 4대 전략을 중심으로 중부권 반도체벨트 확장을 본격 추진 중이다. 특히 원주시는 수도권과의 뛰어난 접근성, 넓은 부지, 그리고 의료기기·모빌리티 산업과의 융복합 가능성 등 지리적·산업적 이점을 고루 갖추고 있어 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요충지로 손꼽힌다.
이미 원주에는 반도체 인프라 확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부론일반산업단지에는 ‘반도체 소모품 실증센터’,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신뢰성 검증센터’가, 속속 들어서고 있으며, 연세대 미래캠퍼스에서는 ‘의료AI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센터’를 시작하고, 한국반도체교육원도 학성동 일원에 착공되어 실질적인 인력 양성 체계 구축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산업 유치 차원을 넘어, 원주가 반도체 생태계의 실질적 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 이 같은 기반 조성이 지역발전 차원의 노력을 넘어 ‘국가 전략’과 맞물릴 때 시너지는 극대화된다. 원주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지 강원도의 산업 거점이어서가 아니다. 수도권과 연결된 위치, 소재·부품 기업과의 연계성, 그리고 의료기기산업과의 융합 잠재력 등 반도체 산업의 확장성과 다양성을 갖춘 도시이기 때문이다. 특히 AI 기반 헬스케어 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가능케 하며, 이는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 또한, 이번 대만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세계 최초의 해외 엔비디아 인증 교육센터를 원주에 설립하기로 공식 발표했다. 이는 한국과 대만을 잇는 기술 협력 네트워크의 구심점이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반도체 산업은 수도권과 충청권에 집중돼 왔다. 이로 인해 강원권은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미래산업 정책에서 상대적 소외를 겪어야 했다. 이러한 산업 편중에 따른 지역 간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진정한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제 강원도에도 ‘국가 전략산업’의 기회가 주어져야 할 때다.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원주권 확장은 수도권 중심의 밸류체인을 다핵화하고, 공급망의 안정성과 위기 대응력을 강화하는 구조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차기 정부는 이러한 원주의 산업적 잠재력과 축적된 인프라를 국가산업 전략 안에서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는 단지 한 도시의 과제가 아닌, 대한민국 전체 산업구조의 안정과 혁신을 위한 결정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지방소멸 대응이라는 중요한 국가적 과제 해결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다.
현재 원주는 준비가 돼 있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원주시는 첨단산업 육성을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기업 유치와 기반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더 이상 원주는 가능성 만을 논하는 도시가 아니다. 이미 실행과 성과를 만들어내는 도시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중앙정부와 국회가 원주의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확장을 국정과제와 국가계획에 반영하고, 예산과 제도적 기반 마련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지역과 수도권이 함께 성장하고, 대한민국 전체가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