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지역 여름철 관광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과의 지리적 장점에도 해수욕장 개장기간 방문객은 10년새 3분의 1 이상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777만명이 다녀가는데 그쳤다. 앞으로 본보는 관광1번지 명성 회복을 위한 강원도 관광산업의 현황괴 문제점, 대안 등을 연속 보도한다.
■10년 전 방문객의 30% 그쳐=해양수산부의 ‘해수욕장 개장기간 이용객 현황’에 따르면 2024년 개장한 강원지역 86개 해수욕장의 방문객은 총 777만4,956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해수욕장 입장객 4,114만3,788명의 18.8%에 그쳤다. 반면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에는 전체의 47.9%인 1,972만4,847명이나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남도 역시 33개 해수욕장 821만7,183명이 찾아 강원도보다 많았다. 강원지역 해수욕장 관광객은 코로나19 이후 급감하고 있다. 2015년 2,574만8,142명에 달했던 입장객은 2018년 1,809만109명으로 2,000만명이 무너진 이후 팬데믹 시기 2020년 362만4,456명, 2021년 502만4,599명 등으로 줄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600만명에서 700만명 수준으로 늘어났으나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절반 수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위생·안전문제 외면 =해수욕장 방문객이 급감한 것은 단순히 팬데믹 영향만은 아니다. 서울 및 수도권에서 지리상으로 더 가까운 강원도가 아닌 부산, 충남 등으로 몰리는 것은 해수욕장 관리 상태, 숙박·상가시설 서비스 문제, 관광지 노후화, 범죄노출 우려 등 다양한 원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 해수욕장은 관광객이 자리잡은 곳곳마다 쓰레기가 방치되어 있고 해마다 반복되는 한철 장사를 겨냥한 바가지요금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특정 연령대가 몰리는 일부 해변에서 몰카 또는 마약범죄가 이어지면서 방문객들은 물론 현지 주민들까지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태훈(45·서울)씨는 “고향이 강원도 동해안이지만 사실 위생상태나 가격 대비 서비스의 질, 안전문제 등을 생각하면 다른 지역 해수욕장이나 워터파크 등의 시설이 더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강원지역 해수욕장 본격 개장=강원도에서는 지난 20일 고성 아야진 해수욕장이 조기 운영을 시작했고 오는 28일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강릉 경포 해수욕장이 개장하며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될 전망이다. 다음달 19일까지 도내 86개 해수욕장이 순차적으로 개장해 강릉·삼척·동해지역 해수욕장은 8월17일 폐장한다. 속초·고성·양양지역 해수욕장도 순차적으로 8월 31일까지 문을 닫는다. 시·군 상황에 따라 해수욕장 운영 시기는 변동될 수 있다. 강원도와 각 시·군은 관광1번지 회복과 방문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 제공에 나선다. 86개 해수욕장에 총 663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백사장, 샤워장, 화장실 등 편의시설 및 안전시설 점검을 완료했다. 숙박업소 및 공중화장실 등의 불법촬영 카메라 설치 여부도 확인했다. 특히 동해안 해수욕장과 축제장에서 발생하는 바가지요금 차단을 위해 ‘큐알(QR)코드 기반 부적정 요금 신고 시스템’을 시범 도입한다. 강원도 관계자는 “‘강원 방문의 해’와 연계해 여름철 성수기 지역 관광환경을 개선하고 방문객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