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의 제한급수가 길어지면서 시민들이 본격적인 물 절약에 나섰다.
25일 찾은 강릉시 포남동의 한 카페에서는 매장에서 커피를 마시는 손님들에게도 1회용컵을 제공했다. 매장 내 1회용품 사용은 금지지만 강릉시가 설거지 물이라도 아끼기 위해 1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기 때문이다. 카페 사장 A씨는 “오늘부터 수돗물 수압이 많이 약해져 설거지를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들도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권모(45·홍제동)씨는 욕조에 물을 받아 놓았다. 그는 “혼자 살다 보니 관리사무소 방송을 듣기 힘들다. 혹시나 단수 예정 방송을 못 들을 수도 있어 물을 미리 받아 놨다”고 말했다.
강릉 맘카페 등 커뮤니티에는 제한급수 장기화로 인한 불편을 토로하면서도 물 절약에 동참하는 사례가 게시되고 있다. 시민들은 “샤워를 줄이기 위해 운동을 잠시 중단하기로 했다”, “머리 감는 물을 줄이기 위해 머리를 잘랐다”, “세차를 할 수 없어 실내만 닦았다” 등 각자의 물 절약법을 전했다.
각 기관들도 긴급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이날 강릉소방서는 물 부족에 따른 소방대응 대책회의를 열고, 소방용수 확보를 위한 이동식 저수조 배치, 가뭄 대비 소방차량 식수공급 지원방안 등을 논의했다. 현재 강릉소방서에는 이동식 저수조가 배치돼 있는데 상수원이 마를 경우 소화전 물을 사용할 수 없어 저수지에서 끌어온 물을 보관해둔 것이다.
강릉소방서에 따르면 현재 배치된 이동식 저수조는 유천119안전센터 2개 50톤, 주문진119안전센터 1개 5톤 등 총 55톤 규모다. 옥계119안전센터(1개 10톤)와 옥천119안전센터(1개 23톤)에는 현재 수조를 설치 중이며, 우수(빗물)이용시설을 통해 15톤의 물도 확보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26일과 27일 비가 예보됐지만 강수량은 많지 않아 가뭄 해갈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강원지방기상청은 “26일과 27일 오전 5㎜ 안팎의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