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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AI교과서 혼란 장기화… 교육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주국영 강원입시포럼 대표·박사

지식정보화 사회의 도래 이후 ‘3무(無)학교’인 ‘캠퍼스 없는 학교, 책 없는 도서관, 교사가 없는 강의실’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교육은 만남이다. 만남을 통해 교수와 학습이 이뤄지며, 지금까지의 교육은 언제나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 의한 방법이 우선되었다. 때로는 교육공학적 차원에서 보조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으나, 주된 학습의 틀은 교사와 학생의 면대면 수업을 통해 교과과정을 이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4차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다양한 AI형 학습 기술이 도입되자, 기술과 교육이 분리돼왔던 종래의 학습방식은 이제 온전히 기술과 교육의 결합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즉, 기술과 교육의 만남이라는 개념의 '에듀테크(EduTech)'가 교육 현장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이러한 기술과 교육의 만남이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견하고 있으며, 이러한 교육방법의 대변화는 장소와 시간, 내용을 초월한 학습자 주도형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에듀테크는 면대면 학습에서의 단점인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는 데 활용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의 교육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분리였다면, 에듀테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이다.

에듀테크는 4차 산업사회에서 주된 교육수단이 될 전망이며, 공급자 중심의 학교관에서 수요자 중심의 학습 패러다임으로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그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에듀테크는 기존엔 하나의 보조수단에 불과했지만, 학습자 중심의 패러다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맞춤형 교육수단이다.

뿐만 아니라 에듀테크는 교과과정을 뛰어넘어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통합적이고 확대된 교육도 가능하다. 4차 산업사회에서 중요시되는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활용해 학습자가 선호하는 방식으로 에듀테크 기술을 발전시킬 경우, 기술과 교육의 만남은 교육 르네상스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에듀테크가 만능 도구는 아니다. 콘텐츠를 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고, 콘텐츠 없이 호기심만 유발하는 하드웨어 위주의 형태가 될 경우, 교육 효과는 매우 제한적일 수 있다. 당분간은 면대면 전통적 교육방법과 에듀테크 활용 교육이 병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AI형 에듀테크가 교육 현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견된다.

에듀테크는 우리 교육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그러나 에듀테크를 제대로 활용해 기존 교육의 틀을 보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면, 맞춤형 학습이나 학습자 주도형 학습, 국경을 초월한 학습, 그리고 기존 체제를 뛰어넘는 학습체제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결국 교육이란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사람의 교육이다. 따라서 에듀테크가 중요한 흐름이라 하더라도 그 중심에는 인간을 위한, 인간에 의한, 인간의 에듀테크가 있을 때 비로소 교육적 목적이 실현될 수 있다. 학습자 또한 캠퍼스 없는 교육이 일반화되는 현실 속에서 ‘무엇을 위해 학습할 것인가’, ‘학습의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에듀테크와 어떻게 함께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는 개인의 선택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사회 전체가 공유하는 가치와 교육에 대한 소원이 함께 담겨야 바람직한 에듀테크의 활용이라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이는 학습자들의 ‘학습 정체성(Learning Identity)’과 관련된 문제다. AI형 에듀테크나 AI형 교사는 학습의 보조수단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활용할 때, 학습자의 학습 정체성과 함께 에듀테크 시대의 도래는 진정한 교육 르네상스를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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