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대때부터 30년 가량 다이어트를 해 온 박모(43·강릉시교동)씨는 지난 7월 지인의 추천으로 비만치료제를 처방받아 복용했다.
첫 한달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2개월째부터 몸무게가 줄어들기 시작해 복용 50일만에 10㎏을 감량했다. 그러나 살이 빠지는 동시에 구토와 두통도 심해졌다. 처음에는 다이어트에 따른 증상으로 생각했지만 최근 비만치료제 부작용 사례가 잇따르자 병원치료를 받게 됐다.
박씨는 “병원에서도 비만치료제와의 정확한 인과관계를 진단하지는 못했다. 두통이 심하지만 몸무게를 쉽게 줄일 수 있어 당분간 계속 복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외 유명인들이 사용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비만치료제 삭센다·위고비가 강원지역에서 지난 4년6개월간 총 1만7,200건이 처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미화 국회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비만치료제 처방건수는 강원도 1만7,213건을 비롯해 전국 111만6,694으로 집계됐다. 여성이 71.5%, 30대(37.2%)와 40대(29.2%) 66.4% 등이 성별이나 연령별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삭센다는 2018년 3월, 위고비는 2024년 10월 국내에서 시판했고 유명인들의 다이어트 성공 사례가 알려지며 일반인 사이에서도 급격히 수요가 늘어났다.
반면 일반인들이 무분별하게 처방받고 있어 부작용도 확대되고 있다. 비만치료제는 원칙적으로 BMI(체질량지수) 30 이상 비만 환자 또는 BMI 27 이상이면서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만 처방할 수 있다. 하지만 정상체중자나 저체중자에게도 미용 목적으로 처방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보고된 이상사례는 구토(168건), 두통(161건), 주사 부위 소양증(149건), 주사 부위 발진(142건), 설사(15건), 소화불량(9건) 등을 포함해 총 1,708건에 달했다.
이에 BMI 검증절차를 강화하고 불법·부적절한 처방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미화 국회의원은 “최근 SNS와 미디어를 중심으로 ‘비만치료제 다이어트’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비만환자가 아닌 사람이 미용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