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천】 수도권에서 소멸 위기 마을로 이주한 청년들과 고령층 주민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농촌 축제가 주목 받고 있다.
홍천군 서석면 풍암2리 아람마을은 8일부터 9일까지 코스모스밭을 배경으로 ‘2025년 농촌 라이브쇼’를 개최했다.
평소 경운기가 오가는 아람마을 진입로 300m 구간은 색다르게 꾸며졌다.
트랙터 버킷에는 얼음판과 음료수가 담겨졌고, 돼지고기에 볏짚 향을 입히는 짚불구이, 아람마을에서 재배한 메밀과 강된장 위에 계란을 얹은 컵밥, 감자 위에 파프리카 등 토핑을 얹힌 ‘농브웨이’ 등 이색 메뉴가 판매됐다.
밤에 인디밴드 공연이 열린 야외 무대는 주민들이 비료를 구매하면 나오는 나무 파레트를 뜯어 꾸며졌다.
포토존인 코스모스밭 사이에는 볏짚으로 만든 소파가 놓여져 있었다. 관광객들이 마을을 한 바퀴 돌며 구경할 수 있는 깡통 열차도 다녔다.
김가현(35·홍천읍 희망리)씨는 “농촌이 이렇게 매력적인 공간이었나 싶을 정도로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많았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100여명의 청년들이 와서 1박 2일을 즐겼다.

농촌 라이브쇼는 아람마을이 지난해까지 6년간 개최했던 개구리 축제를 전면 개편한 축제였다.
김진수(60)이장은 수도권에서 아람마을로 이주한 청년들이 창업한 ‘업타운’과 ‘방앗간 막국수’와 손을 잡았다. 업타운은 촌캉스 프로그램, 방앗간은 서석면 메밀을 원료로 막국수 등을 판매하며 성장 중이다. 축제 비용인 4,000만원의 절반은 홍천군 소규모 농촌 축제 예산을 지원받았고, 나머지 절반은 주민들과 업타운이 함께 마련했다.
김 이장은 “청년들이 무대, 소품을 디자인하고, 주민들은 직접 만들었다”며 “지난 4년간 쌓은 신뢰, 협업 체계가 있어 가능했다”고 말했다. 업타운은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 지원을 받아 빈집을 게스트 하우스로 꾸미고, 매주 수도권에서 촌캉스 참가자를 아람마을로 끌어들이고 있다.
김성훈(32)업타운 대표는 “농촌의 날 것 그대로를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라이브쇼란 이름을 붙였고, 국내 대표적인 농촌 축제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