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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김장물가 급등, 서민 부담 줄이는 방책 시급하다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마늘, 고춧가루, 양파 등 주요 김장 재료 가격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춘천 건고추(화건) 600g 소매가는 2만1,200원으로 두 달 전보다 14.6%나 올랐다. 이에 따라 고춧가루 가격도 3만6,000원으로 뛰었고, 마늘과 양파 값도 각각 1㎏당 9,830원, 2,110원으로 인상됐다. 강릉 배춧값은 전국 평균보다 20% 이상 비싼 6,900원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축산물 가격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김장 재료 가격 상승은 고스란히 서민들의 체감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물가 급등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인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이다. 기후 이상으로 인한 농산물 생산량 감소, 인건비 및 물류비 증가, 수입 대체재 확보의 어려움 등 복합적인 원인이 맞물리면서 계절적 요인 외에도 지속적인 가격 압박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강원특별자치도는 기후 변화의 영향에 취약한 중산간 지역이 많고, 주요 김장 재료 생산지로서의 비중이 높은 만큼 이번 김장철 가격 상승은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중의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대형 유통업체들이 절임배추 사전예약과 간편 김장 키트 출시 등으로 소비자 부담을 줄이려는 움직임은 긍정적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이 진행하는 사전예약과 할인 행사, 김치냉장고 프로모션 등은 가계 부담을 다소나마 덜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민간 차원의 한시적 대응일 뿐, 보다 근본적인 물가 안정 대책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몫이다. 정부는 농산물 수급 및 유통 과정에 대한 면밀한 점검을 실시해 일시적 폭등에 대응할 수 있는 비축물량 방출, 수입 탄력 운영 등의 정책을 신속하게 집행해야 한다. 도는 김장 재료의 주요 산지이자 소비지이기도 해, 지역 단위의 선제적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 차원에서는 취약계층을 위한 김장 나눔 사업 확대, 지역 로컬푸드 직거래 장터 활성화, 도내 농산물 소비 장려 캠페인 등으로 실질적인 체감 물가 안정 효과를 노려야 한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기후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작물 재배 기술 개발과 함께, 지역 농산물의 저장성과 유통체계 개선을 병행해야 할 때다. 로컬푸드 유통망 강화와 가격 정보의 실시간 제공을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정책도 필요하다. 농민과 소비자 간 신뢰 기반을 강화하고, 가격 급등 시기에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역경제 기반 확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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